지난 2011년부터 시행 중인 '착한가격업소' 제도가 서민경제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 제도의 체감 효과를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정부·지자체 차원의 홍보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외식물가 부담 절감과 자영업자의 매출 확대라는 제도 취지 자체는 현 상황에 가장 부합하는 제도인 만큼 보다 적극적인 제도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민들 지갑 사정 배려한 착한가격업소…소비자는 "몰라요" 소상공인은 "글쎄요"
착한가격업소는 행정안전부가 서민들의 물가 부담을 줄여주고 소상공인의 점포 운영을 돕기위한 취지로 마련한 제도다. 신청 업소 소재의 지방자치단체가 가격·서비스·소비자 만족도 등을 평가해 지정한다. 식당과 미용실, 세탁소 등 생활밀접업종이 대상이며 지역 평균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 정부 공식 인증 '가성비 업소'인 셈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착한가격업소는 올해 3월 기준 약 1만2004곳이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장점이 많은 제도로 평가된다. 지도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 내 업소 정보, 착한가격업소 전용 홈페이지 등을 통해 관련 업소를 확인가능하다 보니 저절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카드 할인 혜택과 국민추천제, 방문 인증 등 각종 이벤트 혜택은 물론 각종 소모품 지원, 상·하수도 요금 감면, 정책자금 대출 금리 우대 등의 혜택도 제공받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도는 시행 약 15년여가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정책 체감도 측면에서는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인지도 자체가 크게 낮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르데스크가 착한가격업소에 대한 국민 인지도를 파악하기 위해 구리 한강공원과 중랑천 일대 등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 참여자 181명 가운데 '착한가격업소'를 모르는 응답자가 무려 151명에 달했다. 비율로는 83.4%에 달하는 수준이다.
교대역 인근 직장에 다니는 김남한(33·남) 씨는 "착한가격업소라는 제도가 있는지도 몰랐다"며 "제도에 대해 잘 모르니 가게 앞에 표시돼 있어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고 설명했다. 면목동 인근에 거주하는 강종훈(62·남) 씨는 "착한가격업소라는 건 처음 들어봤다"며 "지도 플랫폼에 표시된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소비자들은 각종 할인 혜택에 민감한 편인데 착한가격업소 제도가 더 알려지면 점주들 참여도 더 활발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미 '착한가격업소'에 선정된 소상공인들도 제도의 낮은 인지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K한식당 관계자는 "1년 전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된 뒤 가게 외부에 안내 스티커를 부착했지만 매출 증가 효과는 거의 체감하지 못했다"며 "블로거를 제외하면 손님들 가운데 착한가격업소를 알아보는 경우도 드물었다"고 말했다. 인근의 M중식당 업주도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된 이후 매출에도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며 "제도의 취지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인지도가 낮은 만큼 정부 차원의 홍보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착한가격업소 제도가 최근의 물가상승과 내수침체의 '이중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제도의 실효성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홍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착한가격업소가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에게 유익한 정책인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착한가격업소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는지, 소비자들이 왜 해당 업소를 이용하면 좋은지 등에 대한 제도의 홍보 효과는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고 말했다. 이어 "착한가격업소가 '정부가 인정한 저렴하고 품질 좋은 업소'라는 명확한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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