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65세로” 공감대 확산…하반기 입법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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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5세로” 공감대 확산…하반기 입법 시험대

투데이신문 2026-06-08 15:51: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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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진행된 ‘2025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정년 연장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11월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진행된 ‘2025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정년 연장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법정 정년을 현재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국민 10명 중 9명 가까이가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령화와 노인 빈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년연장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커지고 있지만 청년 일자리 감소 우려와 임금체계 개편, 기업 부담 완화 방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관련 논의와 제도 개편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이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만 20세 이상 만 69세 이하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법정 정년연장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고령자고용법상 현행 만 60세인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만 65세로 연장하는 것에 대해 88.3%가 찬성했다.

찬성 의견은 전 연령대에서 86~90% 이상 고루 높게 나타났는데 특히 40~5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 정년을 연장해야 하는 이유로는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과의 차이로 경제적 불안감, 생계의 어려움’이 69.0%로 가장 높았으며 ‘수명 연장으로 일도 더 오래 해 의미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응답이 50.7%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고령층 생계 불안 및 빈곤 문제에 대해 시민들은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93.1%가 고령층 빈곤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봤다. 또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간 격차로 발생하는 소득절벽 문제의 시급성에 대해서는 95.1%가 공감하면서 빈곤 문제보다 더 높은 수준의 우려를 보였다.

정년연장 시행 방법으로는 ‘법을 개정해 모든 기업의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로 의무화하고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는 방식’이 46.3%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선택적 계속고용’(37.1%), ‘정년연장 완전 폐지’(9.6%) 순이었다.

구체적 시행시기로는 ‘2027년 1월 1일’(35.6%), ‘2027년 7월 1일’(13.0%), ‘2028년 1월 1일’(23.9%)로 집계돼 응답자의 48.6%가 2027년 이내 조기 시행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정년연장을 위한 임금조정 수용 정도에 대해서는 ‘정년연장 대상자의 노동시간 단축이나 직무 조정을 통한 임금조정 수용’이 48.9%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61~65세 구간에서의 임금피크제 수용’이 25.7%, ‘기존 임금과 노동조건 유지’가 15.4%, ‘직무 중심 임금체계 개편 동의’가 10.0%로 조사됐다.

정년연장이 청년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를 두고는 세대 간 인식 차이가 드러났다. ‘중장년층과 청년층의 직무가 달라 일자리 잠식 우려가 크지 않다’는 응답이 42.7%로 가장 높았다. 특히 40~60대에서 이 같은 인식이 강했다. 반면 ‘청년 일자리 잠식 우려가 크므로 청년 고용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응답은 36.0%로, 20~3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집계됐다.

정년연장 기업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년연장 법안 통과를 위해 국회와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정년연장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 및 세제 혜택 확대’가 50.6%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국회의 신속한 관련 법률 개정’(48.9%), ‘청년 구직자 지원 및 의무채용 비율 확대’(43.4%)등이었다.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길 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길 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처럼 정년연장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확대되고 있지만 관련 입법 논의는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선거 일정으로 후순위로 밀려났던 정년 연장 문제가 하반기 정기국회를 기점으로 다시 국회 논의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29일과 30일 노동계·경영계와 각각 간담회를 진행해 의견을 수렴했지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해 당초 예상됐던 입법 추진 시점을 하반기로 조정했다. 상반기에 사회적 공론화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에 집중한 만큼 선거가 마무리된 현시점 본격적인 입법 논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이하 정년연장특위)는 그동안 2036년, 2039년, 2041년을 목표 시점으로 하는 복수의 단계적 정년 연장 시나리오를 검토해 왔다. 이 가운데 2029년부터 정년을 순차적으로 상향해 2039년까지 65세 정년을 달성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돼 왔다. 향후 마련될 중재안 역시 이와 유사한 방향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연장 연령 설정뿐 아니라 임금체계 개편, 재고용 방식 도입 여부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노사 간 견해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노동계는 고령화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상향에 대응하기 위해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경영계는 청년 고용 위축과 인건비 부담 증가를 이유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년연장이 단순히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전반의 구조를 함께 설계해야 하는 과제라고 지적한다. 예컨대 독일은 근로시간 단축과 부분연금을 결합한 형태로 단계적 은퇴 모델을 발전시켜 왔으며 일본은 재고용 제도와 직무 전환, 임금 조정을 함께 연계하는 방식으로 고령자 고용을 제도화해 왔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 통합고용정책국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정년연장 논의는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위를 중심으로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가 함께 참여해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입법 등 관련 논의도 정년연장특위 일정과 논의 결과에 맞춰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정년연장특위 논의에 발맞춰 제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 대책과 후속 준비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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