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야생동물이나 조류의 서식 실태를 파악하는 생태 조사 분야에서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개체를 소리나 울음으로 식별하는 음향 모니터링의 중요성도 크다. 신체적 제약이 도리어 특정 조사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가유산청은 시각장애인의 자연유산 분야 참여 지평을 넓히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시각장애인 자연유산 전문가 양성 교육 ‘나도 자연유산 전문가’ 프로그램의 교육생 모집을 오는 21일까지 실시한다.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이 자연유산의 직접적인 기초 조사와 보존 실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국책 교육 사업이다.
선발된 50명의 교육생들은 시각적 정보를 대체할 수 있도록 구성된 맞춤형 커리큘럼을 이수하게 된다. 교육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조류의 생태적 습성을 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새소리가 지닌 고유의 주파수와 음색 특징, 미세한 울음소리의 차이로 조류의 종을 구별해 내는 음향 식별 기법을 집중 학습한다.
교재 역시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해 제작된다. 지난해 대국민 공모로 선발된 재능기부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천연기념물 조류 생태 도감’ 음성 해설서가 시청각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교육은 7월부터 8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서울과 대전 권역에서 분산 진행된다.
교육을 통해 양성된 인력들은 청각 중심의 정보 인지 능력을 활용해 조류 음향 분석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유산청은 교육 수료자를 대상으로 새소리 식별 능력과 이론 이해도를 평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참여자를 선발할 방침이다. 선발된 인력들은 국가유산청이 시행하는 ‘2026년 천연기념물 동물 종 정기조사 사업’의 ‘조류 음향 모니터링 자료 분석’ 과정에 투입돼 현장 녹음 데이터의 종 판별 작업을 직접 수행하는 등 실질적인 연구 활동에 참여한다.
이번 전문가 양성 사업은 장애인 계층을 국가유산 보존의 주체이자 전문 연구 인력으로 육성한다는 점에서 포용적 인재 양성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구체화한다. 소외계층에게 일자리와 공익 활동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조류 음향 분야의 정밀한 분석 자원을 확보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기획을 기점으로 다양한 계층이 동참할 수 있는 국가유산 정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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