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실태조사 계획·직제 개편안 발표
건축자재 등 신규 업종 추가
시장감시 인력 79명 대폭 증원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정부가 유통과 제조업 전반에 걸쳐 고질적인 갑질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 서면실태조사의 칼날을 한층 날카롭게 다듬었다. 특히 온라인 중심의 거래 구조 전환과 원자재 가격 변동 속에서 나타나는 교묘해진 불공정 행위를 정조준하고, 이를 강력히 집행할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현장에 대한 강력한 사정 압박을 예고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통, 대리점, 하도급, 가맹 분야에 대한 '2026년도 서면실태조사' 계획을 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단순히 전년도 거래 관행을 점검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 행위와 제도개선 사항 발굴, 그리고 향후 직권조사(현장조사) 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폭넓게 활용될 방침이다.
유통·대리점 '온라인 차별' 잡고 하도급 '연동제' 회피 차단
먼저 유통 및 대리점 분야에서는 최근 시장 구조가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됨에 따라 나타나는 특유의 불공정 행위를 집중 점검한다. 대리점 분야에서는 본사가 온라인몰 매출 확대를 위해 대리점 공급 물량을 고의로 축소하거나 차별하는 행위가 주요 타깃이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올해 배달앱·플랫폼 관련 대리점 및 대형 가구 유통 브랜드를 조사 대상에 대거 포함시켜 총 22개 업종 521개 공급업자와 5만 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실태를 파악한다. 유통 분야 역시 온라인 쇼핑몰 등 9개 업태 43개 유통브랜드와 거래하는 7600여 개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행위 사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업태별 조사대상 납품업체 수 /공정거래위원회
특히 올해는 갑을관계의 거래구조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거래 집중도'와 '협상력 격차'를 분석하기 위해 거래선 다변화 정도 및 납품업체·대리점 등 을(乙)측 사업자의 영업이익률을 파악하는 항목을 새롭게 추가했다.
하도급 분야 실태조사는 제조, 용역, 건설업 업종의 1만 개 원사업자와 9만 개 수급사업자 등 총 10만 개 업체를 대상으로 전년도에 이행된 하도급거래 전반을 조사한다. 핵심은 '납품대금 연동제'의 현장 안착 여부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대금에 반영해 주는 연동제가 법제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원청업체가 계약서 작성을 회피하는 등 꼼수가 여전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연동제 관련 애로사항을 집중 점검하는 한편, 기술자료 요구 및 유용 행위, 안전관리 부담 전가 행위 등도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재계 저승사자' 조사국 부활…'중점조사기획단' 신설
공정위는 이 같은 실태조사의 이행력을 확실히 담보하기 위해 전담 사정 조직을 신설하는 직제 개편도 동시에 단행한다. 이날 공개된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에 따르면, 공정위는 '조사국 부활'로 논란이 된 중점조사기획단을 2028년 9월 30일까지 존속하는 한시 조직 형태로 신설하기로 했다.
중점조사기획단은 대기업집단, 플랫폼, 민생 밀접 독과점 부문에 걸쳐 중대 법 위반, 대규모·복합 사건 조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경제계에선 과거 대기업을 상대로 전방위 기획조사를 벌여 '재계 저승사자'로 불린 조사국을 사실상 부활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조사국 부활에 대한 우려를 의식해 정식 조직 대신 한시 조직 형식을 택했다면서도, 기한이 끝날 때 존속 기한을 연장하거나 정식 조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강력한 법 집행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나아가 공정위는 시장감시국과 기업집단감시국에 증원 인력을 집중 배치한다. 시장감시국엔 40명, 기업집단감시국에 39명이 추가된다. 특히 시장감시국엔 쿠팡과 구글 등 디지털 시장 위반행위 조사를 위해 16명을, 서비스·제조업 분야 독과점 감시를 위한 인력을 14명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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