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 나는 밥 위에 신선한 생선 살 한 조각 올라간 초밥은 정갈하고 고급스러운 음식의 대명사로 여겨지는데요. 그런데 이런 초밥의 시작이 지금의 이미지와 꽤 달랐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 기원은 약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냉장고는커녕 얼음도 귀하던 시절, 당시 메콩강 유역(지금의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등)에선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생선이 금방 상해버리자 사람들은 독특한 보관법을 찾아냈는데요.
바로 생선에 소금을 치고 밥과 함께 항아리에 담아 발효시키는 방식이었습니다. 밥의 전분이 발효를 도와 생선을 서서히 삭히는 방식을 사용한 것이죠. 덕분에 생선을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생선을 꺼낼 때쯤이면 밥은 이미 제 역할을 다한 뒤였습니다. 시큼하고 흐물흐물해진 밥은 먹기 어려운 상태였기에 사람들은 밥을 버리고 삭힌 생선만 꺼내 먹었습니다. 즉, 이때까지만 해도 초밥의 밥은 그저 '생선 보관용 도구'였던 셈이죠.
이런 생선 발효 방식은 이후 중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해지며 새로운 음식을 낳는 계기가 되는데요. 매번 귀한 쌀밥을 버리는 것이 아까웠던 일본인들은 발효 기간을 대폭 줄였습니다. 생선이 완전히 삭기 전, 적당히 신맛이 배었을 때 밥과 함께 꺼내 먹기 시작한 겁니다.
이후 식초가 널리 쓰이면서 변화는 더 빨라졌습니다. 몇 달의 발효를 거쳐야 생기던 산미를 이제는 식초로 밥에 바로 낼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때부터 초밥은 생선을 오래 저장하기 위한 음식에서 밥과 생선을 함께 맛보는 즉석 음식으로 완전히 바뀌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초밥의 형태로 정착한 것은 19세기였습니다. 밥을 손으로 쥐고 그 위에 생선을 올려 바로 먹는 '니기리 스시'가 등장한 것인데요. 재미있는 점은 처음 등장시기 초밥은 바쁜 도시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빠르게 한 끼를 때우던 음식에 가까웠지만 이후 재료의 품질과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이 반영되면서 점차 고급 요리로 변해갔습니다.
밥알 개수까지 따져가며 밥과 생선의 완벽한 조화를 논하는 고급 요리의 대명사 초밥이 어떤 음식도 아닌 단순히 음식을 보관하기 위한 방식에서 유래됐다는 사실, 꽤 흥미롭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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