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구체적인 규모가 공개됐다.
8일 동아일보가 단독보도한 내용이다.
선거 당일 전국 50개 투표소에서 총 4726장의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100장 이상 부족했던 투표소는 모두 서울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거 당일 전국 67개 투표소에 추가 투표용지가 공급됐다. 이 가운데 실제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곳은 50곳이었고, 나머지 17곳은 부족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예비 차원에서 추가 물량을 배부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는 각 투표소의 사전투표율과 본투표율, 당초 배정된 투표용지 수, 추가 배부된 물량 등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가장 많은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곳은 서울 송파구 잠실4동 7투표소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해당 투표소에서는 선거 당일 총 1836명이 투표했지만, 처음 배정된 투표용지는 1400장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436장이 부족했던 셈이다.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선거 당일 이곳에서 투표한 유권자 4명 가운데 1명꼴로 추가 공급된 투표용지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 규모가 컸던 곳은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4투표소에서는 383장, 광진구 구의3동 6투표소에서는 278장, 성북구 장위1동 6투표소에서는 277장의 투표용지가 각각 부족했다. 선거 당일 긴 대기줄과 혼란이 발생했던 송파구 잠실7동 2투표소에서도 179장이 모자랐던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투표용지가 100장 이상 부족했던 투표소는 모두 17곳으로 확인됐는데, 전부 서울 지역에 위치한 투표소였다. 이는 수도권 일부 지역의 실제 투표 참여율을 선관위가 충분히 예측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배정 과정에서 사전투표율을 주요 기준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전투표율이 높은 지역은 본투표 참여율이 낮을 것으로 보고 상대적으로 적은 물량을 배정하고, 사전투표율이 낮은 지역은 본투표 참여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 더 많은 투표용지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 자료에서는 이 같은 원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남구 청담동 4투표소다. 이 지역의 사전투표율은 11.01%로 전국 평균인 23.51%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사전투표율이 낮으면 본투표 참여자가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지만, 실제 배정된 투표용지는 본투표 대상자 4074명의 51.55% 수준인 2100장에 그쳤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가장 많은 부족분이 발생한 송파구 잠실4동 7투표소도 비슷했다. 본투표 대상자는 2612명이었지만 처음 배정된 투표용지는 1400장으로 전체의 53.6% 수준이었다. 결과적으로 실제 투표 인원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추가 물량을 긴급 공수해야 했다.
이번 사태는 선거 당일 일부 지역에서 긴 대기 행렬과 투표 지연으로 이어졌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도착할 때까지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해야 했고, 혼란이 커지면서 선거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문제를 단순한 행정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민전 의원은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단순 실무 착오가 아닌 중대한 선거관리 실패"라며 "투표용지 배분 과정과 의사결정 체계를 철저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관리위원회 운영 방식에 대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현재의 선관위원장 겸직 구조 등을 포함해 선거관리 시스템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배정 오류가 단순 예측 실패였는지, 아니면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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