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이 짠 한국 'AI 지도'…SK·LG, 주도 '전면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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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이 짠 한국 'AI 지도'…SK·LG, 주도 '전면 배치'

한스경제 2026-06-08 14: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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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대표(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오른쪽)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고예인기자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대표(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오른쪽)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고예인기자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서 그린 미래는 단순한 반도체 공급망이 아니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협력 관계를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그리고 AI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AI 산업 생태계 구축이 이번 방한의 핵심 메시지로 떠올랐다.

엔비디아는 8일 SK하이닉스와 차세대 AI 메모리 및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같은 날 LG그룹과는 피지컬 AI와 AI 데이터센터(AIDC), 모빌리티 분야 협력 확대를 공식화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엔비디아가 한국을 단순한 부품 공급 기지가 아닌 AI 산업의 핵심 전략 거점으로 격상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가 최태원SK그룹 회장과 만나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 및 제조를 가속화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한다./SK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가 최태원SK그룹 회장과 만나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 및 제조를 가속화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한다./SK

▲ HBM 공급사 넘어 AI 인프라 공동 설계자로

이번 SK하이닉스 협력의 가장 큰 변화는 관계의 성격이다. 그동안 양사의 협력이 HBM 공급과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AI 인프라 전체를 함께 설계하는 수준으로 확대된다.

양사는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로드맵에 맞춘 신규 메모리를 공동 개발한다. 적용 대상도 AI 서버를 넘어 AI PC와 로봇 플랫폼까지 확대된다.

베라 루빈(Vera Rubin) 기반 AI 서버는 물론 RTX 스파크(RTX Spark) AI PC와 젯슨 토르(Jetson Thor) 로봇 플랫폼까지 SK하이닉스 메모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실상 HBM4와 HBM4E를 넘어 향후 HBM5 세대와 차세대 AI 메모리 개발에도 함께 나서겠다는 의미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반도체 제조 혁신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CUDA-X와 PhysicsNeMo를 활용해 반도체 설계 과정의 시뮬레이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전자설계자동화(EDA) 영역까지 협력을 확대한다.

설계와 공정 개발 과정에 AI를 적용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공장 운영 방식도 달라진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옴니버스(Omniverse)를 활용해 반도체 공장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있다. 향후 AI와 자율이동로봇(AMR)을 결합해 생산 계획 수립부터 물류 이동, 설비 운영까지 자동화하는 '완전 자율 팹(Autonomous Fab)'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 LG와는 '피지컬 AI 동맹'

LG와의 협력은 엔비디아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피지컬 AI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피지컬 AI는 AI가 현실 세계의 로봇과 기계에 적용돼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젠슨 황 CEO가 올해 가장 강조하고 있는 차세대 AI 시장이기도 하다.

양사는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를 기반으로 레퍼런스 로봇을 공동 개발한다.

LG전자는 휴머노이드와 물류 로봇 개발을 맡고 LG이노텍은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고성능 센싱 모듈과 광학 부품을 공급한다. LG CNS는 산업용 로봇 플랫폼에 엔비디아 기술을 접목해 제조·물류 현장의 AI 전환을 추진한다.

궁극적으로는 LG가 보유한 글로벌 제조 데이터를 엔비디아의 AI 플랫폼과 결합해 자율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AI 데이터센터 분야 협력도 주목된다. LG전자는 냉각수 분배장치(CDU)와 액체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고 LG유플러스와 LG CNS는 엔비디아의 DSX AI 팩토리 설계를 적용한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에 참여한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BESS)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LG전자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을 결합해 차세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개발에 나선다.

▲ 'HBM 동맹'에서 'AI 국가대표 연합'으로

업계는 이번 협력을 통해 엔비디아의 한국 전략이 한 단계 진화했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방한이 HBM 공급망 점검에 무게가 실렸다면 올해는 로봇과 자율주행,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제조 혁신까지 협력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SK하이닉스가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메모리와 반도체 제조 혁신을 담당한다면 LG는 로봇과 AI 팩토리, 모빌리티 분야에서 엔비디아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구현하는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결국 엔비디아가 한국에서 구축하려는 것은 단순한 공급망이 아니라 AI 생태계다.

HBM으로 시작된 협력이 자율 팹과 AI 데이터센터를 거쳐 피지컬 AI와 로봇 산업으로 확장되면서 한국은 엔비디아의 글로벌 AI 전략에서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방한은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들을 AI 공급망 파트너가 아닌 공동 개발 파트너로 격상시킨 상징적 사건"이라며 "HBM 중심 협력이 피지컬 AI 시대로 확장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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