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국민은 무서운 존재, 결국 내 부족함”···지선 패배에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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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국민은 무서운 존재, 결국 내 부족함”···지선 패배에 고개 숙였다

직썰 2026-06-08 14:18: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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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썰 / 김봉연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예상 밖의 고전을 면치 못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였다. 선거 결과를 국민의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이겠다고 공언하면서도 국정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솔직한 심경과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을 밝혔다. 특히 여당을 향해서는 집권 세력에 걸맞은 포용력과 통합의 정치를 강하게 주문했다.

◇“이길 곳에서 졌다면 성공 아니다”…무한 책임의 자세

이 대통령은 선거 패배의 원인을 외부가 아닌 자신에게서 찾았다. 이 대통령은 6·3 지방선거 평가와 국정기조 변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해야 한다”면서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긴 했지만, 국민이 저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고 밝혔다.

승패의 기준에 대해서는 “이겼냐 졌냐는 기준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그런데 이길 것을 졌다거나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다면 문제가 다르다.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냉정하게 짚니다.

선거 과정에서의 소회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제가 원래 정치 선거에서 중립해야 하는데 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 장면들이 많이 있었다. 이것도 결국 국민들의 경고라 생각한다”며 “경고를 받아들이는 제 입장에선, 비가 안 오는 것도 대통령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무한 책임의 자세를 보였다.

선거를 대하는 공직자와 정치권의 태도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이 대통령은 “제사를 지내면 정말 온 마음을 다해야 하는데, '제사 끝나면 먹으면서 즐겁게 놀아볼까'라고 생각하면 되겠나”라며 “정말 죽을힘을 다해도 될까 말까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선거는 하늘에 제사 지내는 것과 같다”며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가끔 '골프와 선거는 고개 들면 진다'고 한다”며 “겸손한 자세로 죽을힘을 다하는 것과 다른 마음을 먹는 건 완전히 다르다”고 역설했다.

유권자의 무서움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옆에 있는 사람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1억개의 눈과 귀를 갖고 5000만개의 입으로 말하는 거대한 지성체들은 속일 수 없다”며 “다 보고 듣고 어느 순간 행동한다. 국민들은 역시 무서운 존재”라고 밝혔다.

스스로에 대한 성찰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저도 너무 쉽게 생각한 측면도 있다. 열심히 했고 내가 나쁜 짓 한 것도 것도 아닌데 최소한 버리기야 하겠냐는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라며 “(선거 후) 한 2∼3일은 저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라고 인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은 창, 여당은 그릇”…욕설·폭언 강경 기류에 직격

이 대통령은 여당 내 일부 강경 기류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은 창을 잘 찔러야 하지만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며 “성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색깔과 생각이 다를 수도 있지만 최대한 많이 모아 포용과 통합을 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내부 구성원을 배척하는 행태도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집 안에 들어온 사람에게 '원래 우리 색깔은 이거야', '너 언제든지 나가서 배신 할 거지'라고 하며 모욕하면 되나”라며 꼬집었다.

정치권 일각의 거친 언사에 대해서도 “강함은 외유내강이다. 욕설을 잘한다고 강한 당이 되지는 않는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이) 다 떨어져 나가고 소수만 남는다. 그건 강한 게 아니다”라며 “진짜 강한 것은 바다 같이 다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주권감수성 부족…합수본 꾸려 신속 수사”

선거 당일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닌 중대한 주권 침해 문제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모범적 민주국가 대한민국, 이 모든 것을 한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린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만 부정선거 주장과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목적을 갖고 명백히 사실이 아닌 것을 끊임없는 선동과 세뇌를 통해 뭔가 세력화의 수단으로 삼는 것과, ‘우리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투표를 못할 수가 있어’라는 문제 제기는 차원이 다르다”고 구별했다.

청년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그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이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나도 그 생각을 못 했다”며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일종의, 둔감해졌다 그럴까. 주권감수성 부족.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은 반성이 들더라. 몇 표와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에 관한 문제”라고  자성했다.

향후 조치에 대해서는 “일부러 그랬나. 근본적, 구조적 문제가 있었나 알아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합수본을 꾸려 수사를 빨리 하자고 했다”며 “독립기관의 문제이니 정부 주요 요인들을 만나서 어떻게 접근하는 게 맞는지 의견도 들어보려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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