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컬리맘 정조준"…1시간 배송 '비밀창고' 서초 PP센터 가보니[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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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컬리맘 정조준"…1시간 배송 '비밀창고' 서초 PP센터 가보니[르포]

이데일리 2026-06-08 14:08: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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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후끈한 초여름 날씨, 냉동고 문을 열어 젖히자 하얀 한기가 온몸에 스몄다. 영하 20℃ 안팎의 공간에는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냉동도시락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이 상품들은 주문 후 1시간 안에 강남 일대 가정과 사무실로 배송된다. 지난 5일 찾은 서울 서초구 컬리의 도심형 PP센터(피킹·패킹센터) 컬리나우 서초점의 풍경이다.

박형건 서초·도곡점 지점장이 주문 접수 후 피킹리스트를 출력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지난해 창사 첫 연간 흑자를 낸 컬리가 강남을 발판으로 퀵커머스(즉시배송)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컬리나우는 새벽배송으로 키운 큐레이션(선별추천) 경쟁력을 즉시배송으로 옮겨, 1시간 안에 ‘컬리표 장보기’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난 3월 문을 연 서초점은 2024년 6월 상암(DMC)점, 10월 도곡점에 이은 세 번째 거점으로, 강남 공략의 전진기지로 꼽힌다.

지하 1층 496㎡(150평) 매장에는 신선식품과 간식, 밀키트, 뷰티, 생활용품 등 6000여개 상품이 빼곡했다. 이중 냉동이 2000여개, 냉장이 1000여개로 냉동 공간이 가장 넓다. 이날 오전 10시 주문번호가 뜨자 작업자가 피킹카트를 들고 진열대 사이로 움직였다. 목록을 보며 상품을 집는 ‘오더 피킹’이다. 박형건 서초·도곡점 지점장은 “신선이 컬리의 핵심인 만큼 콜드체인에 공을 들인다”며 “관리가 까다롭지만, 운영 밀도는 여느 PP센터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차별화의 핵심은 상품 구색이다. 컬리가 직매입하는 약 5만개 상품 중 강남권 즉시배송 수요에 맞는 품목만 선별해 들인다. 빨리만 배송하는 것이 아닌 ‘컬리에서만 살 수 있는 것’을 내준다는 전략이다. 식품 비중이 83%에 달하고, 유제품과 과일·채소, 반찬, 델리, 아이스크림 등 신선식품이 주문 상위권을 채운다. 뷰티도 한 축이다. 럭셔리·인디 브랜드 100여 종을 갖춰 일반 즉시배송에서 보기 어려운 구성을 더했다. 뷰티 한 카테고리가 지점 월 매출의 약 10%를 책임진다.

박 지점장이 내부 냉동고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전진 기자)


컬리와 컬리나우의 역할 차이도 뚜렷하다. 컬리의 새벽배송이 다음 날 먹을 것을 미리 준비하는 서비스라면, 컬리나우는 당장 필요한 상품을 빠르게 받아보려는 수요를 겨냥한다. 상품 구성에서도 결이 갈린다. 컬리 본체에서는 판매량이 많지 않던 멀티탭·면도기 같은 품목이 컬리나우에서는 오히려 잘 팔린다. 박 지점장은 “미리 사두기보다 필요할 때 1시간 안에 받으려는 즉시 수요가 분명히 있다”며 “같은 상품이라도 고객이 찾는 시점과 이유가 다르다”고 말했다.

배송 안정성도 차별화 요소다. 지점마다 전담 라이더 10여 명을 운영해 주문 접수 후 평균 15분 안에 출고가 이뤄진다. 주문부터 수령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45분 수준이다. 외부 라이더 호출 방식과 달리 콜 단가나 기상 상황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 배송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선식품 비중이 높은 만큼 배송 과정의 변수를 최소화한 것이다.

주문 상품을 찾기 위해 오더 피킹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주문 접수후 출고까지 걸리는 시간은 15분에 불과하다. (사진=한전진 기자)


실제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다. 서초점은 6개월로 잡았던 주문량 목표를 두 달 만에 채웠고, 컬리나우 3개 지점을 합한 지난달 주문량은 전년 동기대비 약 2.5배 늘었다. 컬리가 퀵커머스에 힘을 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장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즉시 소비 수요가 강남 등 도심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올해 약 4조 4000억원에서 2030년 약 5조 9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컬리는 올해를 퀵커머스 사업 확장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신선식품 중심 장보기에 뷰티와 생활용품까지 더한 ‘즉시배송형 컬리’ 구축이 목표다. 다음 달 송파점을 추가로 열고, 이후 수도권 출점도 검토 중이다. 자신감은 실적이 뒷받침한다. 컬리는 지난해 매출 2조 3671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으로 창사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7% 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거래액(GMV)도 분기 기준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컬리 관계자는 “신선식품부터 뷰티까지 컬리에서 검증된 상품을 1시간 안에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즉시배송 서비스와의 차이”라며 “새벽배송으로 쌓아온 상품 경쟁력과 큐레이션 역량을 즉시배송에서도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외형 확대보다는 수요가 검증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점을 단계적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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