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국민이 정권에 보내는 경고”라고 평가하며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정 기조 자체를 바꾸지는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겼느냐 졌느냐는 기준에 따라 다르다”면서도 “이길 것을 졌다거나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도대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긴 했지만 그것조차도 국민이 저에게,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고 생각한다”며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자신에게 돌렸다. 그는 “경고를 받아들이는 제 입장에서는 비가 안 오는 것도 대통령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죽을 힘을 다해도 될까 말까 한 것이 선거”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를 제사에 비유하며 “제사를 지낼 때 온 마음을 다해야 하는데 ‘끝나면 먹고 놀아야지’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며 “국민을 설득하겠다는 절박함이 부족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저부터 들었다”고 했다.
또 박지원 의원의 말을 인용해 “‘골프와 선거는 고개 들면 진다’고 했다”며 “저 역시 너무 쉽게 생각한 측면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국민에 대한 경외감도 거듭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옆에 있는 사람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1억 개의 눈과 귀를 갖고 5천만 개의 입으로 말하는 거대한 지성체인 국민은 속일 수 없다”며 “국민은 다 보고 듣고 어느 순간 행동한다. 역시 무서운 존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직후 심경에 대해 “2~3일은 저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결론은 결국 나의 부족함”이라고 거듭 자성했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가 국정 운영 방향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국정 기조는 바뀔 게 없다”며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집권 여당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야당일 때는 공격을 잘하면 되지만 집권했을 때는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해야 한다”며 “야당은 창을 잘 찔러야 하지만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생각과 색깔이 다를 수 있지만 최대한 많이 모아 포용과 통합을 해야 한다”며 “진짜 강한 것은 외유내강이고 바다처럼 다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격한 표현이나 색깔론, 사상 검열식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집권 세력일수록 더 넓게 품고 공통점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발언을 두고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 결과를 단순한 승패 문제가 아니라 민심의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국정 드라이브와 통합 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동시에 내놓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일부 친문진영의 배타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정치 접근법에 경고의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는 발언은 친문계를 비롯한 당내 비주류와 중도층까지 아우르는 통합 행보를 강화하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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