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7년 만의 평양행… 中, 북핵보다 '협상장 자리'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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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7년 만의 평양행… 中, 북핵보다 '협상장 자리' 챙긴다

뉴스로드 2026-06-08 13:50: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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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북한 방문길에 올랐다. 2019년 이후 7년 만의 방북이다. 북·중 우호협력조약 체결 65주년을 앞둔 시점이지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을 단순한 우호 과시가 아니라 중국의 전략적 복귀 신호로 해석했다. 중국이 북한 문제의 중심으로 다시 들어오려 한다는 것이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와 오리아나 스카일러 매스트로 스탠퍼드대 교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크리스토퍼 존스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 니컬러스 번스 전 주중미국대사 등은 중국의 최대 관심사가 북핵 그 자체보다 협상 테이블에서의 영향력 유지에 있다고 봤다. 이들은 중국이 북한 핵문제 자체보다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배제되는 상황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방북은 북·중 관계를 넘어선 문제라는 평가도 나왔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이 북·중 관계뿐 아니라 북·러 관계와 미·북 관계까지 맞물린 사안"이라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 협력이 급속히 강화되면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게 됐고, 이번 방북 역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매스트로 교수는 중국의 속내를 보다 직설적으로 풀어냈다. 중국이 북한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보지는 않지만 어떤 협상이 열리든 빠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은 미국이나 러시아가 자신을 배제한 채 한반도 문제를 결정하는 상황을 가장 경계한다"고 했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북핵 해법 자체보다 협상 테이블에서의 영향력 유지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러 밀착이 중국을 평양으로 향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라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경제 협력을 확대하면서 평양에 대한 베이징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중국이 북한 경제를 사실상 좌우했지만, 최근에는 러시아의 지원 확대와 북·러 교역 증가로 중국의 지렛대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이 경계하는 것은 영향력 감소만이 아니다. 매스트로 교수는 중국이 북한·러시아·미국 가운데 어느 한쪽이 지나친 군사적 모험주의에 나서 전쟁 위험을 키우는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기본 목표는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에 있으며, 북한 체제 붕괴나 급격한 통일 같은 급변 사태도 원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시진핑 주석의 방북이 향후 미·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중 정상 간 대화 과정에서 북한 문제가 언급됐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대화에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2018년 싱가포르 회담이나 2019년 하노이 회담처럼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협상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크리스토퍼 존스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담당 국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해 협상장에 나올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그는 향후 미·북 협상이 다시 열리더라도 핵 폐기보다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억제, 군사적 긴장 관리,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위기관리 체계 구축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그는 과거 미·북 관계를 분석한 결과 양측이 대화 국면에 들어설 때 북한의 미사일 시험 빈도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핵 폐기보다는 군사활동 통제와 긴장 완화, 위험 관리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북이 성과를 거두더라도 중국이 북한을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매스트로 교수는 "중국도 북한을 통제할 수 없고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만 시진핑 주석의 평양행은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어떤 협상에서도 중국을 빼놓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미국과 러시아에 동시에 보내는 성격이 강하다고 짚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중국의 속내를 이렇게 정리했다. 그는 “중국은 어떤 형태의 협상이든 자신이 배제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며 “북한 문제의 미래를 결정하는 자리에는 반드시 중국도 앉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진핑 주석의 평양행이 북핵 해법을 찾기 위한 방문이라기보다, 한반도 미래 질서를 논의할 협상 테이블에서 중국의 자리를 다시 확인하려는 행보로 읽히는 이유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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