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여제' 안세영(24·삼성생명)의 승부욕은 라켓을 처음 잡은 2009년,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남달랐다.
안세영의 은사로 알려진 원로 배드민턴인 최용호(70) 감독은 입부 닷새 만에 참가한 전지훈련에서 고학년들도 힘들어 하는 '5㎞ 백사장 러닝'을 울면서도 완주한 안세영을 보며 감탄했다고 한다. 안세영이 5학년 때는 남자 중·고등학교 선수들과의 연습 경기에서도 이기려고 악착같이 맞붙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안세영에 앞서 한국 배드민턴 아이콘이었던 이용대의 스승이기도 한 최 감독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서는 선수들은 뭘 하든 '지지 않겠다'라는 자세로 달려든다"라고 돌아봤다.
안세영은 월드클래스로 올라선 뒤에도 독하게 훈련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레슬링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고, 현재는 개인 트레이너와 호흡하며 근·체력 향상을 노리고 있다. 한 후원사 관계자는 "배드민턴 외 일정을 소화하는 날에도 반드시 러닝을 소화하는 게 안세영"이라며 놀랐다.
안세영 특유의 독기는 코트 위에서 가장 강하게 뿜어진다. 7일 막을 내린 2026 인도네시아 오픈 천위페이(중국)와의 준결승전이 그랬다. 그는 3게임 7-17, 10점 차까지 밀리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투지를 잃지 않았고, 1점씩 추격해 결국 23-21로 승리하며 역전 드라마를 썼다. 18-20에서는 자신의 얼굴로 향하는 천위페이의 푸시를 동물적인 반사 신경으로 리턴하며 득점을 끌어냈다. 안세영은 기세를 몰아 이튿날 열린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의 결승전에서도 2-0으로 완승하며 올 시즌 5승째를 거뒀다.
컨디션이 안 좋아 승기를 내준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 실력만큼 뛰어난 멘털 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결국 승리한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누구보다 강한 승부욕이 있다.
안세영은 지난해 6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남자 선수들처럼 강하고 빠른 플레이를 하고 싶다"라고 했다. 초등학교 시절처럼, 그의 경쟁심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안세영은 이번 인도네시아 오픈 16강전 승리 뒤 인터뷰에서도 "누구에게도 지지 않고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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