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칩·선박·무기’가 끌어올린 韓 경제···글로벌 경제 승자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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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칩·선박·무기’가 끌어올린 韓 경제···글로벌 경제 승자로 부상”

투데이코리아 2026-06-08 11:29: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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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 회동을 하며 건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고깃집에서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 회동을 하며 건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한국이 인공지능(AI) 패권 경쟁과 글로벌 재무장 흐름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 방산 산업이 동시에 호황을 맞으면서 수출과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과 전통 제조업 부진은 한국 경제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칩, 선박 그리고 무기(Chips, Ships and Gun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AI 경쟁과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승자’로 부상하고 있다며 반도체와 조선, 방산이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실제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하며 직전 분기 1.6%에서 크게 반등했다. 수출도 38% 늘어난 22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마이클 브린 인사이트커뮤니케이션 대표는 FT에 “한국 경제의 여러 부문이 현재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성장의 엔진은 여전히 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FT는 현재 호황의 중심에 AI가 있다고 짚었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연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한국 수출 증가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4월 한국의 수출은 858억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319억달러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며 글로벌 증시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AI 인프라 확대는 전력기기 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의 수주 잔고는 총 32조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반도체 수출 호황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7%포인트(p) 끌어올릴 수 있다며, 중동발 충격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 총재는 지난 4월 한국은행 총재에 취임했다.

조선업도 대표적인 수혜 산업으로 꼽혔다.

FT는 글로벌 조선시장이 사실상 중국과 한국의 양강 체제로 재편됐으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한국 조선업체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이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세계 2위 조선국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6척을 수주해 지난해 연간 수주량인 7척을 이미 두 배 이상 넘어섰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5월 중순까지 총 191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낸 것으로 집계됐다.

방산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장기화 속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올해 페루와 노르웨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무기를 수출했고, 폴란드와는 전투기와 전차, 로켓 등을 포함한 65억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FT는 한국 방산업계 수주 잔고가 1년 새 24% 늘어난 113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다만, 매체는 현재의 호황이 영원히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신중론을 폈다.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은 저가 중국산 제품과 높은 에너지 가격에 압박받고 있고, 중소기업들도 인건비와 전기요금 부담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저가 제조업 국가에서 첨단 기술 강국으로 변모하면서 한국 산업 전반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지는 상황이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매체에 “반도체를 제외하면 한국은 거의 모든 산업에서 비교 열위 방향(comparative disadvantage)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FT는 관련 위기감이 오히려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떠받치는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의 한 금융인은 매체에 한국 산업을 움직여온 힘을 ‘반영구적인 불안’(semi-permanent sense of paranoia)이라고 표현하며 “우리가 멈춰 서는 순간이 곧 경제의 정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AI와 안보 경쟁이 만들어낸 현재의 호황은 한국 경제에 기회인 동시에 새로운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체는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와 조선, 방산이라는 세 축에서 세계적 수요를 흡수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과 산업 간 격차를 넘어서지 못할 경우 지금의 ‘스위트 스폿’도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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