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김채현기자
[한라일보] 제주도가 16년 만에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재개하며 의료기기와 한라봉 묘목 등을 북한에 전달했다. 다만 도는 사업이 아직 최종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며 구체적인 협력 내용 공개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제주특별자치도는 8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남북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대북 협력 물품이 지난 5월 4일 중국 대련항을 거쳐 북한 남포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제주도와 북한 측 협력단체인 조선장애자후원회사가 올해 2월부터 협의를 진행하며 성사됐다. 제주도는 신장투석기 등 의료기기와 소모품, 산림병해충 방제 약품, 한라봉 묘목, 비닐하우스 관련 자재 등을 반출 품목으로 통일부에 신청했고, 통일부는 유엔 제재 및 국내 법규 검토를 거쳐 지난 3월 최종 반출을 승인했다.
물품은 4월 1일 인천항을 출발해 중국 대련항을 경유한 뒤 5월 4일 남포항에 도착했다. 사업 규모는 약 1억60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의 남북교류협력사업 재개는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추진됐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지난해 11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만나 제주형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고, 같은 달 중국 다이빙 주한중국대사와 면담을 통해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제주도 남북교류협력위원회는 남북협력기금 사업 추진을 의결하며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제주도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인도적 지원이 아닌 남북한이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는 협력의 출발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도는 감귤, 의료·복지와 산림방재 분야를 우선 추진한 뒤 향후 양돈산업과 관광산업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제주도는 사업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세부 사항 공개에는 선을 그었다. 브리핑에 나선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남북협력사업은 상대방이 있는 사업인 만큼 카운터파트(상대방)의 입장도 존중해야 한다"며 "물품이 북한에 도착했지만 최종적으로 목적에 맞게 전달·활용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제기된 오영훈 지사의 북한 측 인사 접촉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김 국장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만남과 협의가 있었지만 현재 단계에서 구체적인 인물이나 접촉 경위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1998년 전국 최초로 시작한 북한 감귤 보내기 사업을 통해 남북교류를 이어왔으며, 2018년 11월까지 '비타민C 외교'라는 이름으로 협력사업을 추진해 왔다. 도는 이번 지원을 계기로 중단됐던 남북교류협력의 물꼬를 다시 트겠다는 구상이다.
김양보 국장은 "금액이나 물품 규모는 크지 않지만 16년 만에 남북협력사업이 다시 시작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인도적 지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남북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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