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의 일상이 머문 자리, 덕수궁 즉조당 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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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 일상이 머문 자리, 덕수궁 즉조당 문이 열린다

뉴스컬처 2026-06-08 11:22: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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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궁궐 내부의 가구, 소품, 의례용 물품들은 당시 왕실의 생활상과 시대별 주거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전각 내부에 배치되던 집기류는 고유의 생활 문화를 실증하는 자산임에도 건축물 자체의 구조나 외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원과 연구의 중심에서 빗겨나 있었다.

덕수궁 즉조당. 사진=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덕수궁 즉조당. 사진=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재단법인 아름지기와 공동으로 덕수궁 즉조당에서 재현집기의 유지·보수 과정을 조명하는 특별전 ‘장인의 손과 도구를 만나다’를 오는 9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다.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된 ‘궁궐 전각 내부 집기 재현사업’의 성과물과 최근의 보수 기록을 공개하는 자리로, 당시 제작된 즉조당 내부 집기 11종 14점과 장인들의 작업 도구, 보수 과정을 담은 영상 3편이 배치된다.

전시의 기반이 된 ‘궁궐 전각 내부 집기 재현사업’은 덕수궁관리소와 아름지기, 에르메스가 2015년부터 현재까지 11년간 지속해 온 민관협력 프로젝트다. 문헌과 유물을 토대로 왕실 생활상을 고증해 전각 내부를 고증 수리하는 사업이다. 궁궐을 관람용이 아니라 과거의 삶이 숨 쉬는 생생한 문화유산으로 재현하는 데 기여해 왔다. 집기의 재질, 문양, 배치 방식을 살펴보면 당시 거주자의 신분과 공간의 용도, 미적 취향 등을 엿볼 수 있다.

즉조당 재현 집기. 사진=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즉조당 재현 집기. 사진=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이번 전시에서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일부 손상된 기물들을 전통 장인들이 다시 손질한 보수 작업의 서사가 다뤄진다. 즉조당에 배치된 철제은입사촛대의 경우 서울시 무형유산 입사장 보유자인 최교준 장인이 과거 제작했던 기물을 그의 제자인 신선이 이수자가 이번 보수 작업에 함께 참여해 고쳐냈다. 스승의 손때가 묻은 집기를 제자가 이어받아 수리하는 과정은 전통 기술과 장인정신의 세대 간 계승을 보여준다.

함녕전의 일월오봉병 역시 조선 태조 어진 모사본을 작업했던 권오창 화백이 제작에 이어 보수에도 손길을 가했으며 배첩 전문가 김용신 장인과의 세밀한 공조를 통해 원형의 가치를 회복했다.

철제은입사촛대, 일월오봉병 보수 과정. 사진=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철제은입사촛대, 일월오봉병 보수 과정. 사진=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

덕수궁 관람객은 행사 기간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매시 정각마다 안내해설사의 인솔에 따라 평소 진입이 제한되던 즉조당 내부로 직접 입장해 유물을 감상하게 된다. 전통 방식으로 재현된 집기류가 세월 속에 낡아가고, 다시 장인의 손길을 거쳐 보수·유지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16일에는 사전 예약을 통해 신선이 입사장 이수자의 현장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전통 장인과의 만남’ 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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