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6천조 메가 상장 대기…"미 증시 전례없는 공급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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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6천조 메가 상장 대기…"미 증시 전례없는 공급 충격"

연합뉴스 2026-06-08 11:00: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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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등 AI 투자 재원 유증 물량까지 가세

스페이스X IPO 스페이스X IPO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초대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수조 달러 규모의 신규 주식 발행 물량이 증시를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월가에서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앤트로픽·오픈AI 3개 사의 IPO만으로 미국 거래소에 약 4조달러(약 6천237조원)의 시가총액이 새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알파벳이 AI 데이터센터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다음 분기에 850억달러(약 132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설 계획이어서 신주 공급 압력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 같은 우려는 5일 메타플랫폼도 수백억 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실로 닥쳤다. 메타 주가는 5.5% 하락했고 나스닥 100 지수는 4.8% 급락해 1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신용위험 분석회사 알리안츠 트레이드의 아노 쿠하나탄 기업 리서치 책임자는 "이런 규모의 물량이 이처럼 단기간에 쏟아지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엄청난 공급 이벤트"라고 말했다.

주식이 새로 공급되면 결국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월가 전문가들은 확신한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니컬러스 콜라스 공동 창업자는 "올해 IPO뿐 아니라 AI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상장기업들의 유상증자까지 소화할 자본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실제 스페이스X 공모는 이미 초과 청약 상태다.

당장 신주 공모 물량 자체도 제한적이다. 스페이스X 공모 물량은 상장 후 지분율 기준으로 4%에 그친다.

하지만 상장 후 보호예수 기간이 풀리면 사정이 달라진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초기 유동주식 비율이 10% 미만인 대형 IPO는 상장 1년 후 이 비율이 평균 46%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를 적용하면 2027년까지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스페이스X 주식 물량이 약 1조 달러(약 1천559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벤치마크 지수 편입 일정도 변수다.

나스닥과 FTSE 러셀이 규정을 바꿔 이들 기업의 주요 지수 편입을 앞당기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강제 편입 매수에 나서면서 수급 왜곡이 생길 수 있다. 기존 편입 종목들이 비중 축소 압력을 받게 된다.

미국 투자운용사 리서치 어필리에이츠의 설립자 롭 아노트는 "신주가 나올 때마다 '방울방울' 압박이 이어지며 신규 편입 기업과 기존 기업 간 밸류에이션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AI 수혜 간접 종목들의 향방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오픈AI·앤트로픽 주식을 직접 살 수 없어 이들의 고객사나 협력사 주식을 대신 매입해왔다. 오픈AI 관련 노출 바스켓은 올해 33% 올랐고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사용하는 맞춤형 칩 제조업체인 마벨 테크놀로지는 210% 폭등했다.

하지만 이들 AI 기업이 직접 상장하면 투자자들이 프록시(proxy) 종목을 팔고 본주(本株)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 컨설팅회사 드베어 그룹의 나이젤 그린 최고투자책임자는 "직접 살 수 없으니 대체 종목을 사왔던 것"이라며 "오픈AI 자체를 보유할 수 있게 되면 대체 종목에 붙어 있던 희소가치는 필연적으로 사라진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S&P 500 지수 상승의 주요 동력이었던 엔비디아·브로드컴 같은 핵심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자들이 지나친 고평가에 따른 위험을 꺼릴 가능성도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64억달러(약 9조9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음에도 목표 공모가 135달러 기준 주가매출비율(PSR)이 90배를 넘었다.

이에 대해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사글림베네 수석 시장 전략가는 "높은 기대를 등에 업고 상장하는 탓에 조금만 실수해도 냉혹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고 상장 규모가 워낙 커 앞으로 12개월간 시장의 잣대는 더욱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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