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넉넉히 지은 날이면 남은 밥은 자연스럽게 냉동실로 들어간다. 한 끼씩 꺼내 데우기 편해 냉동밥을 만들어두는 집도 많다. 그런데 같은 밥을 얼렸는데도 어떤 밥은 촉촉하고, 어떤 밥은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퍽퍽하게 굳어 있다.
차이는 밥을 얼리기 전 짧은 시간에 생긴다. 밥을 식혀서 넣었는지, 뜨거울 때 바로 담았는지에 따라 해동 뒤 식감이 달라진다. 냉동실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보다, 밥이 식기 전에 한 끼 분량으로 담겼는지가 더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뜨거운 밥을 바로 얼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냉동밥 맛을 생각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밥은 식는 동안 밥알 속 수분이 줄고 점점 단단해진다. 이미 푸석해진 밥을 얼리면 나중에 데워도 처음 지었을 때처럼 촉촉해지기 어렵다.
갓 지은 밥은 뜨거울 때 바로 얼려야 촉촉하다
밥맛은 밥알 속에 남은 수분에 따라 달라진다. 밥을 짓는 동안 쌀알은 물을 머금고 부풀어 오른다. 이때 밥알이 촉촉하고 부드러워지며, 갓 지은 밥에서 윤기가 도는 것도 수분이 충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밥이 식기 시작하면 식감은 조금씩 달라진다. 밥솥 밖으로 나온 밥은 시간이 지날수록 밥알 속 수분이 줄고, 부드럽던 밥알도 단단해진다. 처음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여도 30분, 1시간이 지나면 해동 뒤 밥맛에서 차이가 난다. 한 번 푸석해진 밥은 냉동실에 넣어도 촉촉한 식감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그래서 냉동밥은 갓 지은 밥이 아직 뜨거울 때 나눠 담는 편이 낫다. 김이 남아 있는 밥을 한 끼 분량으로 담아 밀폐 용기나 랩으로 감싸면 밥알 사이 수분까지 함께 잡힌다. 이렇게 얼린 밥은 전자레인지에 데웠을 때 밥알이 덜 마르고, 갓 지은 밥에 가까운 부드러운 식감을 낸다.
납작하게 펴고 150g씩 나눠야 해동 뒤 식감이 산다
밥을 뜨거울 때 냉동실에 넣었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어떻게 담는지에 따라 해동 뒤 식감이 다시 달라진다. 밥을 한 덩어리로 두껍게 뭉쳐 얼리면 겉은 먼저 얼지만 가운데는 늦게 언다. 냉동밥은 납작하게 펴서 담는 편이 좋다. 밥 두께가 얇아지면 안쪽까지 빠르게 얼고, 전자레인지에 데울 때도 열이 고르게 들어간다. 밥을 둥글게 뭉치기보다 사각 용기나 지퍼백 안에서 평평하게 눌러 담으면 해동 시간도 짧아지고 밥알이 덜 마른다.
양은 한 끼에 먹기 좋은 150g 안팎으로 나누면 알맞다. 너무 많이 담아 얼리면 필요한 만큼만 꺼내기 어렵고, 남은 밥을 다시 데우는 일이 생긴다. 한 번 녹인 밥을 다시 얼리면 식감이 더 쉽게 떨어지므로 처음부터 한 끼 분량으로 나누는 편이 낫다.
밥에서 김이 남아 있을 때 밀폐 용기나 지퍼백에 담고, 안쪽 공기는 최대한 빼준다. 공기가 많이 남으면 냉동실 안에서도 밥 표면이 마르고, 주변 음식 냄새가 배기 쉽다. 뜨거운 밥을 납작하게 펴 담고 공기를 빼 밀봉하면 해동 뒤에도 밥알이 덜 푸석하고 촉촉한 식감을 지키기 쉽다.
해동할 때도 순서가 중요하다
냉동밥은 얼릴 때만큼 데울 때도 신경 써야 한다. 전자레인지에 넣고 아무렇게나 돌리면 겉은 뜨거운데 속은 차갑거나, 밥알이 마르면서 퍽퍽해질 수 있다. 뚜껑을 완전히 닫고 데우면 안쪽에 김이 과하게 차고, 반대로 뚜껑을 다 열어두면 수분이 빠져 밥이 쉽게 마른다.
가장 무난한 건 뚜껑을 살짝 걸쳐두는 것이다. 용기 한쪽만 조금 열어 김이 빠져나갈 틈을 만들면 밥이 마르는 것을 줄이면서 속까지 데울 수 있다. 랩을 씌울 때도 한쪽 끝을 조금 열어두면 된다. 냉동밥을 한 번에 오래 돌리기보다 중간에 꺼내 가볍게 섞은 뒤 다시 데우면 가운데까지 따뜻해진다.
전자레인지가 없다면 냄비를 써도 된다. 냉동밥을 잠시 두어 겉의 냉기를 덜어낸 뒤 냄비에 넣고, 물을 한두 숟가락 정도 더한다. 뚜껑을 덮고 약한 불에서 찌듯이 데우면 수증기가 밥알 사이로 스며들어 한결 촉촉해진다. 밥이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중간에 한 번 살살 풀어주면 더 먹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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