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키움 히어로즈로 돌아온 서건창(37)이 모처럼 '신바람 야구'를 하고 있다.
서건창은 KBO리그 방출생 신화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008년 LG 트윈스 육성 선수로 입단 후 한 경기만 뛰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군 복무를 거쳐 히어로즈에 입단해 2012년 신인상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KBO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최초로 200안타를 때려내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통산 타율 0.310을 자랑했던 그는 2021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21년 7월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팀 LG로 돌아갔고, 2024년에는 고향팀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지만 두 팀에서 모두 방출됐다.
서건창은 지난 1월 키움과 1억2000만원에 계약, 5년 만에 자신의 전성기를 보낸 영웅 군단에 합류했다.
5월 초 1군에 올라와 타율 0.238(80타수 19안타)에 그치던 서건창은 6월 들어 타율 0.435(23타수 10안타)로 반등한 모습이다.
지난 7일 경기에서는 1번 타자 2루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응원을 등에 업은 두산 베어스를 4-1로 격파하는 선봉장이었다. 설종진 키움 감독은 "리드오프 서건창은 3안타 4출루 경기를 하며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고 평가했다.
경기 후 서건창은 "내가 3안타를 친 것보다 팀이 4연패를 끊어 더 의미있다"고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줬다.
서건창은 전성기 시절의 향수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오재일 SPOTV 해설위원은 서건창의 타격 모습을 보고 "과거 200안타를 쳤을 때의 느낌이 난다"고 평가했다. 서건창은 "현 상황에서 200안타를 쳤던 시절을 따라가려면 뭘 해도 안 된다. 그때랑 지금은 다르다. 당시 모습을 완전히 되찾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당시에 좋았던 느낌을 하나씩 살리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건창이 매일 경기에 나서는 건 오랜만이다. 그는 "사실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행복하다"라며 "한 번씩 마음을 다 잡는다. 경기장에 나와 팬들 앞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는 황 CEO의 시구로 화제를 모았다. 1번 타자 서건창이 황 CEO의 시구를 타석에서 마주할 수도 있었지만,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겸 두산 베어스 구단주가 시타자로 나서면서 뒤에서 물끄러미 지켜봐야만 했다. 서건창은 "1번 타자라서 주머니에 매직 펜을 하나 들고 가서 마주치는 기회가 있으면 사인을 받아야하나 생각했다. 하지만 통제가 심하더라. 사인을 받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라며 "전날 저녁부터 시구와 관련해 공지가 이뤄지는 등 선수단 내에서도 화제였다. 워낙 훌륭한 분이 오셨기에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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