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눈이 간다. 센터로서 확실한 존재감이다. 배우 박지현이 영화 ‘와일드 씽’에서 강동원, 엄태구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와일드 씽’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표절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다.
박지현은 극중 트라이앵글의 메인 보컬이자 홍일점, 센터인 변도미 역을 맡았다. 무대 위에서는 특유의 끼와 스타성으로 관객을 압도하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거침없는 ‘양아치’ 면모를 드러내는 인물이다. 그룹 해체 후 재벌가 며느리가 됐지만, 다시 찾아온 재결합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무대에 오른다.
변도미는 영화 속에서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 중 하나다. 시어머니 앞에서는 단아한 재벌가 며느리처럼 행동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오랜 흡연으로 목 상태가 예전 같지 않음에도 능청스럽게 립싱크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자칫 비호감으로 비칠 수도 있는 캐릭터지만 박지현은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변도미를 매력적인 인물로 완성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센터로서의 존재감이다. 영화는 강동원과 엄태구라는 강렬한 개성을 가진 배우들이 이끌어가지만, 박지현은 그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어당긴다. 극 중 변도미가 재결합 이후에도 여전히 트라이앵글의 센터이자 메인 보컬로 활약하는 것처럼, 박지현 역시 영화 안에서 중심축 역할을 해낸다.
이러한 모습은 박지현이 걸어온 배우 인생과도 닮아 있다. 박지현은 영화 ‘곤지암’을 통해 얼굴을 알린 뒤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JTBC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가 장손 진성준(김남희)의 아내 모현민 역으로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영화 ‘히든 페이스’에서는 조여정, 송승헌과 호흡하며 파격적인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에서는 미묘한 열등감과 결핍을 지닌 천상연 역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한층 깊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화려하게 주목받기보다는 한 작품씩 작품마다 자신만의 색을 덧입히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결과다. 어느 순간부터 박지현은 작품 속에서 “저 배우 누구지?”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배우가 됐고, 이제는 작품의 중심을 책임질 수 있는 배우로 성장했다.
손재곤 감독 역시 박지현의 특별한 매력에 주목했다. 그는 “영화의 조화를 위해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처음 만났을 때는 학생 같은 느낌이 강했다. 배우라는 의식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폼 잡는 것도 모르고 꾸미는 것도 모르는데 화면 안에서는 배우의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퍼포먼스를 담당한 양욱 안무가도 “안무 동선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고 밝고 당찬 에너지 덕분에 연습 내내 즐거웠다”며 “표현력이 좋아 센터 역할을 안정감 있게 소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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