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서울 구로구 신도림에 위치한 해온한의원 벽면에는 축구 유니폼 액자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손흥민(34), 김민재(30), 이강인(25), 기성용(37), 이동국(47) 등 전현직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사인 유니폼과 기념 사진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2008년부터 3대째 신도림에서 해온한의원을 운영 중인 이정욱(46) 주니어골든에이지 대표는 소문난 '축구 덕후'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대표팀과 프로팀을 응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축구연맹(FIFA) 축구의학 학위 취득은 물론 모교 초등학생 축구 유망주들을 위해 2022년부터 팀 닥터를 맡을 만큼 열정이 대단하다.
소아 스포츠 클리닉 전문인 이정욱 대표는 오래전부터 의학을 기반으로 유소년 선수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스포츠마케팅 전문 기업 리본코퍼레이션랩의 김학인(46) 대표와 손잡고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다. 둘은 주니어골든에이지라는 법인 회사를 합작해 유의미한 결과물을 도출했다. 바로 지난 3월 출시된 'MPS(멘탈·피지컬·성장단계)' 프로그램이다.
앞서 5일 본지와 만난 이정욱 대표는 "초등학생 축구 선수들 중 중학교 진학 후 그만두는 비율이 평균 40% 남짓이다. 지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자존감이 떨어져 축구를 포기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10~15세는 가장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기다. 유럽에서는 뼈 나이 측정 등을 통해 이 시기 선수들의 멘탈, 피지컬 등을 파악한다. 성장 유형에 따라 공정하게 기회를 제공해 선수들이 낙오하지 않는 환경을 만든다. 국내에서도 이런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연구한 끝에 인공지능(AI) 스포츠 과학과 스포츠 한의학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MPS는 기존 성장 진단과 달리 선수들의 키 성장, 부상 예측, 멘탈 검사를 통해 의학적 DB로 선수의 성장을 확인하고, 진단하며 해결한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만큼 여러 구단과 프로모션을 진행해 300~400명의 사례를 수집해 국내 선수들의 기준점을 잡았다. 3개월 단위로 평가와 진단이 동시에 나오는 프로그램을 구축해 구독형 서비스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욱 대표는 "MPS의 가장 큰 효과는 부상 예방이다. 심각한 부상은 예측할 수 있어서 부하 조절이 가능하다. 또 멘탈 측면에서 이 선수가 어떤 유형인지 알 수 있다. 경기에서 실수하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지, 주변 눈치를 보는 유형인지 등이다. 이 대목에서 학부모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내가 내 자식을 너무 모르고 키웠다'며 펑펑 운 부모님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또한 "뼈 나이의 경우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나오면 부모님 혹은 지도자들이 장기적으로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선수들도 '열심히 해도 안 된다'고 좌절하지 않고, 버티면 언젠가 된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고 부연했다.
중학교 3학년 축구 선수 아들을 둔 이정욱 대표는 축구 유망주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으로 "엘리트 선수들은 아플 때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 절대 혼자 판단하지 말고, 부모님이나 코치님 등 주변 사람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힘들고 무섭고 지치더라도 사춘기를 넘기면 진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MPS를 통해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확인하면 내가 어떤 유형의 선수인지 파악할 수 있다. 성격유형검사(MBTI)를 하면 자신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많은 도움이 된다. 자기주도적으로 축구 선수로서 성공하는 길을 찾아갈 수 있다. MPS를 통해 데이터를 근거로 설명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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