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부족에 취임 후 태세 전환…중국과 스와프 연장 추진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의 산티아고 바우실리 총재가 오는 8월 만료되는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협정 연장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다.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친미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외환보유액 안정을 위해 중국과의 금융 관계는 지속하는 현실적 선택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암비토에 따르면 바우실리 총재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국제결제은행(BIS) 행사 참석을 계기로 중국 당국자들과 만나 2009년 체결된 양국 통화스와프 협정의 연장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현재 협정은 오는 8월 6일 만료된다.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는 아르헨티나가 외환보유액을 방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현재 협정 규모는 1천300억 위안(약 192억 달러,약 29조원) 수준이며, 이 가운데 일부는 전임 정부 시절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상환과 수입대금 결제에 활용됐다.
바우실리 총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스와프를 없앨 계획은 없다"며 "기존과 같은 조건으로 연장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측과 "매우 좋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대선 과정에서 중국을 "공산주의자들"이라고 비판하며 집권 시 중국 정부와 관계를 맺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중국 공산당 체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이스라엘과의 전략적 연대를 외교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집권 이후에는 태도를 크게 바꿨다.
경제난과 외화 부족이 심화한 상황에서 중국은 브라질에 이어 아르헨티나의 최대 교역 상대국 가운데 하나이며, 리튬·광업·인프라 분야에서도 중요한 투자국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의 통화스와프는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아르헨티나가 단기간에 대규모 달러 상환 부담을 피할 수 있게 해주는 사실상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밀레이 정부는 2024년 중국과 스와프 사용분 약 50억 달러(약 7조8천억원)의 상환 일정을 연장하는 데 합의했으며, 이후 양국 관계 정상화에 나섰다. 밀레이 대통령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무역·금융 협력 확대 의사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최근 1년여 동안 스와프 사용 규모를 대폭 줄였다. 중앙은행 자료에 따르면 사용 잔액은 2024년 말 약 31억 달러(약 4조7천억원)에서 올해 초 약 6억8천만 달러(약 1조320억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협정 자체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밀레이 정부가 외교적으로는 친미 노선을 강화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구조적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확대하면서도 중국과의 무역 및 금융 협력은 유지하는 실용주의적 접근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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