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없는 시구였다."
한국에서 첫 시구를 마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멋쩍은 듯 미소를 지었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의 황 CEO는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홈)-키움 히어로즈전 시구자로 나섰다.
엔비디아 창립 연도인 1993년을 의미하는 93번과 한글 이름이 새겨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그는 시구 전 마이크를 들고 "엔비디아와 한국의 게임 산업은 함께 성장할 것"이라며 "한국에 와서 많은 파트너들과 만났고, 치킨도 즐겼다. 치맥(치킨+맥주)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글러브를 끼고 황 CEO가 오른손으로 던진 공은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우타석에 들어선 두산그룹 회장 겸 두산 베어스 구단주 머리 위로 날아갔다. 박 회장이 허리를 숙여 공을 피할 정도였다. 황 CEO는 "폭투였다"라며 "형편없는 공이어서 박 회장을 거의 맞힐 뻔했다"고 인정했다.
황 CEO의 야구장 방문은 화제였다. 이날 오후 4시 10분 잠실야구장에 도착해 2시간 20분가량 머물렀다. 황 CEO는 중앙 출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박정원 회장의 안내를 받고 구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두산은 황 CEO의 동선에 'HELLO! NVIDIA-Our Partnership - It All Starts Here(반갑습니다, 엔비디아와 우리의 파트너십은 여기서 시작됩니다)'이라는 현수막과 전광판으로 환영 인사를 건넸다. 황 CEO의 방문에 맞춰 이날 새롭게 준비한 것이다.
이후 황 CEO는 방명록을 작성한 뒤 잠실구장 귀빈실로 이동해 박정원 회장 및 관계자들과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대화를 나눴다.
평소 야구에 관심이 많은 황 CEO는 과거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대만프로야구(CPBL) 경기에서 시구를 한 적이 있지만 KBO리그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시구를 마친 후에 두산 구단 사무실 앞에 마련된 방망이와 글러브에 기념 사인을 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와 우승 반지 6개와 함께, 엔비디아가 자랑하는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GeForce)'를 배치하며 귀한 손님을 특별하게 맞았다.
이후 황 CEO는 1루측 테이블석으로 옮겨 야구를 관전했다. 그는 한 시간 동안 엔비디아 임직원이 앉은 좌석을 오가며 사인과 사진 촬영에 응했다. 또한 3회 말 이닝 교대시간에 이뤄진 댄스 타임 땐 영화 '케이팝 데몬 헌트릭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Golden)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황 CEO는 야구장에서도 특유의 대중 친화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이곳에 와서 좋다. 나와 나의 가족, 엔비디아를 환영해 준 한국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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