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무덤 안을 나는
무딘 정으로 하늘을 쳐 채굴의 불꽃 켠다
내가 캔 낡은 투구는 또 하나의 관념일 뿐
검이여, 허공을 베던 눈부신 너의 충신
북두칠성 비추는 무덤 안에 기숙하며
별의 옷깃 스치는 소리 사각사각 저며 드는
옥구슬 밤이슬인양 꿰며 흐느끼고 있었다니
경갑을 둘러 세워 마갑 옷 무늬 새긴
등뼈 휜 말안장 아래 너덜너덜한 금동신발을
꽃잠 속 가야금 줄인양 홀로 켜고 있었다니
기포처럼 끓어올라 차오른 불의 분화
시커멓게 굳어 고인, 돌의 바닥 내려가
가부좌 틀어볼 날은 아직 멀고도 멀었다
서정화 시인
2007년 백수 정완영 전국시조백일장 장원
‘서정시학’ 신인상
한국예술작가상 평론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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