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반도체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35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산업은 초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수출 환경 악화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한 350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이 1733억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성장하는 셈이다.
실제 수출 실적도 전망에 부합하고 있다. 올해 5월 반도체 수출액은 371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9.4% 증가하며 역대 월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D램 수출은 369.8%, 낸드는 206.8% 증가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가 수출 급증을 이끌었다.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반도체 수출액은 147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3% 증가했다. 남은 기간 월평균 289억 달러 이상의 수출만 유지해도 연간 35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하다. 현재 3개월 연속 월 300억 달러를 넘어선 점을 고려하면 목표 달성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4000억 달러 돌파 가능성도 거론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메모리 제품 가격은 1년 전보다 수백 퍼센트 이상 상승하며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액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916억 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5월 자동차 수출은 58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국내 공장 화재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 중동 지역 분쟁에 따른 물류 불안, 미국의 관세 정책, 현지 생산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5월 자동차 누적 수출액도 29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 역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 반등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경쟁이 계속되는 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구조 다변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수출이 상반기 1710억 달러, 하반기 1791억 달러를 기록해 연간 350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단가 하락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한 916억 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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