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이후 차기 지도부 선출 절차에 돌입한다. 오는 8월 말 또는 9월 초 정기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 개최가 유력한 가운데 당은 조만간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꾸리고 경선 룰과 일정 논의에 들어갈 전망이다.
신임 당 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되는 만큼 여권 내 권력 구도 재편의 핵심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나아가 이번 당대표 선거가 사실상 '대권주자 예비전' 성격을 띨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후 이재명 정부 집권2기를 국정드라이브를 걸어나가야하는 여권으로는 집권 1기 정청래 대표와의 '당청갈등' 문제를 해결하고 '당정일체' 모습을 갖춰야 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8월 전당대회는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을 당과 원활히 해낼 수 있는 차기 당대표 선출에 따라 李정부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청래 대표는 전당대회 일정에 맞춰 대표직에서 물러나 지방선거 성과와 당심을 앞세워 연임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다수를 차지했지만 서울시장과 경기 평택시을, 부산 북갑 등 상징성이 큰 선거에서 모두 패배하면서 사실상 패배했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친명계와 반청계를 중심으로 정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전북지사 선거에 올인한 것이 패인이라는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는 사의를 표명하고 7일 당권 도전을 선언하고 가장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송영길 의원도 전당대회 출마가 거론되면서 당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8말9초' 민주당 전대 개최…전준위 이르면 이달 말 구성
집권1기 '당정갈등' 털고, 집권2기 '당정일체' 화합의 국정 드라이브 과제
신임 당 대표, 2028년 총선 공천권 행사…차기 대권 도전도 가능
6·3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민주당이 차기 지도부 선출 절차에 돌입한다. 오는 8월 말 또는 9월 초 정기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 개최가 유력한 가운데, 당은 조만간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해 경선 룰과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7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전당대회 일정에 관해 "8월 17일 또는 8월 30일, 9월 6일 세 가지 안 정도를 두고 내일 또는 다음 주 안에는 최고위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전준위는 전당대회 80일 전까지 설치돼야 한다. 또한 30일 전까지 후보 등록 신청을 받는다. 후보 등록을 한 뒤 30일 동안 전국 순회 경선을 진행한다.
지난해 정 대표를 선출했던 전당대회에서도 6월 초 전준위를 구성하고 8월 초 전당대회를 열었다. 올해 역시 8월 말~9월 초 개최가 유력하다.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한 지도부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방선거 이후 당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기 당대표는 이재명 정부 2년차 정책 추진을 뒷받침할 입법 역할을 맡게 된다. 따라서 집권1기의 당정갈등의 악재를 털고 '李정부 집권 2기'를 이끌어갈 차기 당대표는 '당정일체'의 호흡이 맞아야 한다.
게다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는 만큼 여권 내 권력 구도 재편의 핵심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당대표 선거가 사실상 '대권주자 예비전' 성격을 띨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모두 당대표를 거쳐 대권주자로 입지를 굳힌 전례가 있어, 이번 전당대회 결과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정청래, 전대 일정 맞춰 사퇴 후 연임 도전 유력
현재 가장 앞서 거론되는 주자는 정청래 대표다.
정 대표는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검찰개혁 입법 드라이브와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법 처리 등을 앞세워 당심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서울시장 선거는 졌지만 민주당이 전국 16곳 광역단체장 가운데 12곳에서 승리했다는 명분을 챙겼다.
특히, 전북지사 선거에서 공천 배제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한 김관영 후보를 이원택 후보가 꺾으면서 치명상을 피했다. 전남·광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22곳을 가져가며 압승했다.
격전지에서는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전당대회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호남의 당심(黨心)은 건재하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정청래 대표는 4일 기자회견에서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음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자신을 향한 책임론 공세에 '백서 발간'으로 정면 돌파하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정 대표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에 대한 평가는 개인 차원이 아닌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 맞다"며 "백서 발간은 외부의 시선과 내부의 시선을 동시에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반청계 "지도부 부족", 친명계 "서울 졌으면 진 것" 정청래 책임론 거세
호남도 '부글부글'…"당 대표 끌어내야"
정 대표 연임 도전에 대해 당내 분위기는 냉담하다.
지방선거에서 가장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에서 패배했고,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기존 확보했던 경기 평택을·충남 공주부여청양·울산 남갑·부산 북갑 4곳을 빼앗기는 등 사실상 패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대표적 반청계인 강득구 최고위원은 "돌이켜 보면 공천 과정부터 상황 관리까지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현장의 절박함을 지도부가 충분하게 담아내지 못했고 지역마다 다른 민심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언주 최고위원 역시 페이스북에 "주요 광역단체장 경합지역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든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며 "부산·울산·경남 지역 역시 경선 일변도에 갇힌 전략 부재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적었다.
친명계에서도 정 대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가 전국적인 민주당의 승리이며 서울의 패배는 아프다는 식의 당 대표의 인식은 나태하고 만연하며 민심과 너무나 차이가 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부원장은 "12 대 4라는 전체 숫자에 취해 승리를 자축할 때가 아니다"라며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탈환 실패를 비롯해 우리가 반드시 지켰어야 할 요충지들을 내어준 이번 결과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조 친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도 지방선거 성적을 두고 "서울과 부산에서 이기면 전체적으로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의 신뢰와 동의를 받는 것"이라며 서울 패배의 의미를 짚었다.
그러면서 "(패배한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상당히 민감하게 분석하고 판단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당 대표의 역할과 활동에 대한 부분들을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했다.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에 "선거 결과가 좋았음에도 이를 승리라 일컫기 민망하다. 실패한 선거쯤 아닐까"라며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책임을 통감하는 언사는 없다. 그것이 유감"이라고 썼다.
민주당 권리당원 30% 이상이 집중된 호남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민주당 소속인 김영록 전 전남지사는 3일 투표 종료 직후 페이스북에 "이 시각부터 당 대표에서 끌어내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쥔 사진과 함께 "이번 선거에서 우리 호남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 오만한 당 대표에 의해 우리 호남인은 철저히 외면받았다"며 "광주전남 시도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우롱한 정청래 당 대표는 호남팔이 집어치우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민주당의 본산, 호남인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민주당 지도부 교체에 연대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북지사 선거에서 41.78%를 득표한 김관영 무소속 후보도 낙선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의 42%는 끝이 아니다"며 "민주당을 바로 세우라는 도민의 명령이며, 더 큰 변화를 향한 출발이다. 다가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그 뜻을 다시 보여줄 것"이라고 세력화를 시사했다.
김민석, 당권 도전 시사 "당원 바다에서 민주 황금시대 열겠다"…연일 호남행
친명계는 집권 1기 내내 발목을 잡았던 '당청갈등'을 털어 내고 '당정일체'의 집권 2기 정국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정청래 대표의 연임을 저지하고 친명계 당권장악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총리직 사의를 표명한 김민석 국무총리는 7일 "대한민국을 사랑하듯, 민주당을 제 삶처럼 사랑합니다. 당원의 바다에서 민주의 황금시대를 열겠다"며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새 임무를 보고드립니다'로 시작하는 긴 글을 통해 "저는 대통령님께 총리직 사임과 민주당 복귀의 뜻을 말씀드렸다. 당에 돌아가 이재명 정부의 시대정신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는 시대정신의 실현이다. 이재명정부의 시대정신을 확고하게 뒷받침하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자 민주당 백만 당원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특히 "지선과 재보선 결과는 무한책임을 가진 집권 민주당의 각성과 긴장,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지난 3일 치러진 선거 결과에 대해 정청래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김대중에서 노무현, 문재인을 거쳐 이재명에 이르는 민주당 역사의 교훈은, 당정일체와 민생실용확장 노선만이 성공과 연속의 길이란 것"이라며 "국정성공, 총선승리, 연속집권의 3대과제를 달성하려면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함께 거머쥔 강력한 실용연합 민주당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국민주권과 당원주권 강화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이재명 정부의 집권플랜을 설계하고 1기 내각의 총참모장을 맡았던 제 다음 임무는, 기득권의 저항을 돌파하고 이재명 정부의 시대정신을 실현할 강력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당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총리는 최근 여러차례 민주당 기반인 호남을 찾아 권리당원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달간 7일을 호남에서 지냈다. 4일 전남 장성을 시작으로 5일에는 광주 전남대 캠퍼스 마라톤 행사와 교회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11일에는 전북 전주에서 개최된 축제 개막식에 들렀다. 16일에는 전남 여수를 찾아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지방선거 후인 6일에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BC '뉴 호남 포럼'에서 '호남의 새로운 길'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리는 지방선거에 대해 "현재 선거가 끝난 뒤 어떤 분들은 승리라고 하고 어떤 분들은 충분치 못하다고 한다"며 "대통령 중심 리더십에 뛰었던 국정 기대치가 선거 결과로 당연히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던 관점에선 (결과가) 충분치 못하고, 전체적으로 보면 그래도 승리이니 이 정도면 만족할 만하다는 두 가지의 평가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총리는 "정부·여당과, 정부·여당의 든든한 기반이 되어 온 호남이 함께 지금까지의 승리의 공식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때가 됐다"며 "지금은 다시 긴장하고, 혁신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에서 이재명 대통령까지 이르는 승리의 공식은 성장과 민주주의의 결합, 민생 실용 확장 노선이었다"면서 "다시 황금시대를 만들기 위해선 이 선거 이후 생기는 긴장을 혁신의 계기로 만들어 두 가지 노선을 확실히 다시 틀어쥐어야 한다. 그것이 정부와 여당의 일관된 노선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이곳 호남에서 해주실 일"이라고 했다.
호남에 대한 전폭 지원도 약속했다.
김 총리는 광주·전남 통합 성과도 거론, "매년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의 재정 지원 기회가 열렸고 그 이상의 기업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정부도 최대한의 규제 혁신과 지원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송영길 "정청래 거취·호남 민심 보고 결정" "鄭 체제, 李 정부에 도움안돼"
6·3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해 국회 재입성한 송영길 의원도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송 의원은 7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기자들을 만나 당대표 출마 여부에 대해 "정 대표의 거취와 호남의 민심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번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정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송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민심의 심판을 받았다"며 "승리하기도 하고 진 부분도 있는데 이제 이것을 정확히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가 8월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다시 출마할지 여부는 아직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당 경선은 깜깜이였으며 여론조사 기관을 믿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남광주 경선에서 2300개의 시스템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만 데이터를 없애버렸다"며 "후보들은 질문 항목과 순서가 어떻게 구성됐고 처리 됐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송 의원은 당내 경선에 도입된 1인 1표제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1인 1표제 가지고 많은 당원들이 당원 주권 이야기를 하지만 실상은 10만명의 당원이 있는 도시에서 200개의 샘플로 당 후보를 뽑는 상황이었다"며 "인구가 감소되고 있는 지역을 외면하고 수도권만 강하게 하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당선 다음 날인 4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정청래) 체제가 바뀌지 않으면 이재명 정부 성공 담보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걱정을 당원들이 많이 하고 있다"며 "지금 정청래 체제로 과연 다시 2년을 가는 게 과연 이재명 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 캠페인에 대해 지도부의 잘못된 판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이 아쉬운 점"이라며 "유능한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출 유능한 지방정부를 만드는 것이라는 점에 집중을 해야 되는데, (지도부가) 특히 영남 지역에 가서 계속 '내란 종식'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과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을 내세우는 게 아니라 정체성 논쟁으로 갔다"며 "무슨 '뉴이재명'이니 정체성 싸움을 하고 있으니 대구·경북 등에서의 확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자기모순에 빠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를 향해 "당 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어차피 전당대회가 있으니까 이제 종합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평택을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가 정리를 못 해준 것"이라며 "지도부가 혁신당을 짝사랑하고 당의 정체성과 중심을 정확히 세우지 않아 애매한 상태로 통합 논쟁에서부터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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