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식재료로 사랑받는 키조개와 담백한 맛이 매력인 전갱이가 초여름 밥상 위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부드럽고 쫄깃한 관자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키조개와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으로 초여름 밥상을 풍성하게 채우는 전갱이가 그 주인공이다.
초여름의 문턱에 들어선 6월 해양수산부가 이 두 수산물을 ‘이달의 수산물’로 콕 집어 소개하면서 제철 해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얕은 바닷가.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해양수산부가 초여름이 시작되는 6월을 맞이해 우리 바다의 풍요로움을 대표하는 이달의 수산물로 키조개와 전갱이를 각각 선정해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이번 선정을 통해 제철을 맞이한 해산물의 뛰어난 영양 성분과 다채로운 조리법을 널리 알려 국민 건강 증진과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동시에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달의 수산물, 면역력 돕는 키조개와 영양 가득한 전갱이
6월 이달의 수산물. / 해양수산부 제공
이달의 수산물로 이름을 올린 키조개는 껍데기의 모양이 곡식의 이물질을 걸러내는 전통 농기구인 ‘키’를 꼭 닮았다고 해 이러한 독특한 이름이 붙여졌다.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키조개는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인 영양소인 아연과 셀레늄이 대량으로 함유돼 있어 신체 면역력을 강화하고 인체 내 세포의 산화와 노화를 막아주는 데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키조개에서 가장 사랑받는 부위는 단연 관자(패주)다. 관자는 특유의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과 깊은 고소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꼬치구이, 매콤한 볶음, 새콤달콤한 무침, 고급 초밥 등 여러 형태의 요리에 다양하게 활용되며 식탁을 풍성하게 채운다. 특히 버터와 마늘을 곁들여 그릴에 노릇하게 구워낸 ‘키조개 관자구이’는 버터의 깊은 풍미와 마늘의 향이 조개 본연의 감칠맛과 조화를 이뤄 많은 미식가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요리법으로 손꼽힌다.
키조개(왼)와 전갱이(오). / 해양수산부 제공
함께 이달의 수산물로 선정된 전갱이는 농어목 전갱이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회유성 어종이다. 몸길이가 약 40cm 안팎까지 자라나는 전갱이는 바다 속을 빠르게 헤엄치기에 적합한 매끄러운 유선형의 몸체와 어두운 물속에서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커다란 눈, 그리고 몸 측면의 옆줄(측선)을 따라 돋아난 단단하고 날카로운 비늘을 지니고 있는 것이 외형상 큰 특징이다. 전갱이는 혈행 개선과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니아신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영양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생선이다.
기름기가 적당히 올라 고소하면서도 특유의 비린내가 적고 살이 연해 신선한 상태에서 회나 초밥으로 즐길 때 최고의 맛을 선사한다. 아울러 가정이나 식당에서는 노릇하게 구워내는 구이나 매콤하게 졸여내는 조림 등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다.
이달의 해양생물, 생태적 가치 지닌 희귀 산호 망해송
해양수산부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 속에서 해양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6월 1일 ‘세계 산호초의 날’을 기념해 6월 이달의 해양생물로 극히 희귀하고 신비로운 형태를 지닌 산호인 ‘망해송(Antipathes dubia)’도 선정해 발표했다.
망해송. / 해양수산부 제공
학술적으로 일본 해역에서 처음 기록돼 보고됐던 망해송은 우리나라의 경우 청정 해역인 제주도 문섬 주변 바다를 비롯한 극히 제한된 일부 해역에서만 소수 개체가 관찰되는 대단히 귀중한 희귀 산호다. 망해송은 흔히 넓은 면적에 걸쳐 군집을 이루며 살아가는 일반적인 연산호나 산호초와 달리, 대규모 군락을 거의 형성하지 않는 독특한 생태적 특징을 보인다. 주로 햇빛이 닿기 어려운 깊은 바다인 수심 20m에서 40m 사이의 거친 암반 지대에 외롭게 뿌리를 내리고 드물게 서식한다.
망해송은 성장하면서 바다 속에서 아름다운 둥근 부채 모양의 외형을 갖춰 가며, 미세하고 가느다란 가지들이 사방으로 정교하게 뻗어 나와 서로 촘촘하게 얽히면서 마치 그물 같은 구조를 이뤄 나간다. 이 정밀하고 복잡한 입체적 구조는 바다 속에서 수많은 소형 치어와 해양 무척추동물들이 포식자를 피해 몸을 숨기는 완벽한 은신처 역할을 수행한다. 결과적으로 망해송은 해양 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건강한 바다 생태계의 사슬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 있어서 대체 불가능한 요충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생태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학술 연구 목적으로도 보존성이 대단히 높은 망해송을 영구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법정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엄격하게 관리해 오고 있다. 특히 망해송의 주요 서식지 역할을 수행하는 제주도 문섬 일대 바다는 문화재청이 지정한 천연기념물 제422호 ‘제주 연안 연산호 군락’에 포함돼 있어 다양한 해양 생물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생태학적 보고로서 국가적인 보호와 관리를 동시에 받는다.
아울러 다가오는 9월부터 화려한 막을 올리는 여수 세계 섬박람회 현장에서는 우리나라 아름다운 섬 주변 해역의 수려한 자연환경 속에 살아 숨 쉬는 산호류를 비롯한 여러 신비로운 해양생물들을 일반 국민들에게 생생하게 선보이고 교육할 예정이다.
제철 키조개와 전갱이의 국내 요리법과 안전한 섭취를 위한 주의사항
초여름에 접어드는 6월은 수온 상승과 함께 수산물의 영양과 맛이 무르익는 시기다.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키조개와 전갱이는 각각 독특한 풍미와 식감을 지니고 있어 다양한 전통 및 현대식 요리로 조리돼 상에 오른다. 그러나 푸른 바다가 선물하는 제철 요리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어종별 특성에 맞는 올바른 손질법과 안전 수칙을 명확히 숙지해야 한다.
키조개를 삼합으로 먹는 모습.AI가 생성한 자료사진.
키조개는 부위별로 식감과 맛이 달라 이를 활용한 요리법 역시 다양하게 발달했다.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키조개 요리로는 전라남도 장흥 지역의 특산물로 유명한 '키조개 삼합'을 꼽을 수 있다. 얇게 썬 키조개 관자와 부드러운 소고기 차돌박이, 그리고 향긋한 표고버섯을 불판에 함께 구워 한 입에 먹는 방식이다. 조개의 감칠맛, 육류의 고소함, 버섯의 식감이 어우러져 깊은 조화를 이룬다. 가정이나 야외 캠핑장에서는 껍데기째 석쇠에 올려 초고추장, 치즈, 양파 등을 얹고 굽거나, 마늘과 버터를 곁들여 볶아내는 관자 버터구이가 높은 선호도를 보인다. 얇게 포를 떠서 끓는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 샤브샤브나, 미나리 등 신선한 채소와 함께 새콤달콤한 초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먹는 관자 초무침도 입맛을 돋우는 별미다.
다만 키조개를 조리할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내장 부위의 제거다. 키조개의 검은색 장기인 중장선(내장)에는 유해 중금속이나 마비성 패독 등 자연 독소가 축적돼 있을 위험성이 매우 높으므로 조리 과정에서 반드시 칼로 잘라내 버려야 한다. 또한 키조개는 단백질과 수분 함량이 매우 높아 상온에 방치할 경우 미생물 증식으로 인한 부패가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구매 후 즉시 조리하거나 즉각 냉동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관자 부위는 열을 오래 가하면 단백질 성분이 단단하게 굳어져 식감이 과도하게 질겨지므로 부드러운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살짝만 익혀 내는 조리 기술이 필요하다.
전갱이국을 먹는 사람.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전갱이는 고등어와 더불어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등푸른생선으로 남해안과 제주도 등 도서 및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향토 요리가 고루 발달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대중적인 조리법은 소금구이다. 깨끗이 손질한 전갱이 표면에 굵은 소금을 뿌려 석쇠나 그릴에 구워내면 고소한 기름기가 겉을 감싸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생선구이가 완성된다. 무나 시래기를 냄비 바닥에 깔고 고춧가루, 간장, 마늘 등으로 만든 칼칼한 양념장을 끼얹어 조려낸 전갱이 조림 역시 밥반찬으로 인기가 높다.
신선도가 극도로 높은 활어 전갱이는 비린내가 적고 고소해 회나 물회, 초밥 재료로 최상의 대접을 받는다. 특히 제주 지역에서는 신선한 생전갱이에 배추나 호박을 넣고 맑게 끓여낸 '전갱이국(각재기국)'이 숙취 해소와 영양 보충을 위한 전통 향토 음식으로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전갱이를 안전하게 섭취하기 위해서는 등푸른생선 특유의 생리적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전갱이는 부패 속도가 대단히 빠른 어종에 속한다. 신선도가 떨어지면 생선 자체에 함유된 히스티딘 성분이 유해 세균에 의해 히스타민으로 빠르게 변환돼 알레르기성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얼음에 채워진 냉장 상태의 신선한 개체만 구입해야 하며 구입 후 빠른 시간 내에 소비해야 한다. 아울러 자연산 활어를 회로 섭취할 때는 내장에 주로 기생하는 고래회충(아니사키스)이 근육으로 이행되지 않도록 포를 뜨기 전에 내장을 신속하게 제거해야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전갱이 조리 시 물리적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꼬리 부근의 '모개(진비늘)'라 불리는 방패 모양의 단단하고 날카로운 비늘을 칼로 완전히 긁어내거나 잘라내야 한다. 이 비늘은 매우 단단해 섭취 시 입안을 다치게 하거나 이물감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손질 단계에서 완벽히 처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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