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증시 상승세를 타고 빚을 내 투자하는 수요가 늘면서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전체 금융권 신용대출 잔액이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5대 은행 신용대출이 3영업일 만에 1조원 가까이 늘었다. 금융당국은 증시 과열과 가계대출 증가 흐름을 함께 점검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금융권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증가세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1000억원 늘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4일 기준 전월 대비 9894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 증가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직장인들이 기존에 개설해 둔 마이너스통장을 투자 자금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달 29일 38조원을 처음 넘어선 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빚투가 증시 활황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신용대출 급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점검 회의를 열었다. 금융감독원도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판매한 미래에셋증권을 대상으로 불완전판매와 허위·과장광고 여부 점검에 착수했다.
다만 당장 추가 대출 규제를 꺼내기는 쉽지 않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에서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소득 100% 이내로 제한했다. 여기에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면서 최소 1.5%의 가산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금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 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4.39~7.33%로 집계됐다. 지난달 8일 연 4.40~7.00%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상단이 0.33%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 금리도 1등급·1년 만기 기준 연 4.31~5.93%로 상단이 6%에 가까워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 규제가 이미 강화돼 있어서 추가 규제를 당장 내놓을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일일 단위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은행들과 가계대출 현황을 점검해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공격적으로 빚투에 나선 차주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시 상승세가 신용대출 확대와 맞물릴 경우 투자 손실과 상환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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