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 자금을 마련하려고 개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팔았다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번졌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시장 데이터는 확인되지 않았다. 코인데스크는 6일(현지 시각) 스테이블코인 거래소 출금과 공급 감소 흐름을 점검한 결과, 통상 범위를 벗어난 자금 이탈 신호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는 최대 750억달러 규모 공모를 추진 중이다. 로드쇼 개시 직후 수요가 공모 물량을 웃돌았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기업가치는 1조8000억달러로 제시됐다. 7일 코인마켓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약 16% 밀리며 한때 6만달러 아래로 내려갔다가 6만1000달러선 안팎으로 되돌아왔다. 이 구간이 겹치자 시장 일각에서 “공모 참여 자금을 만들기 위한 암호화폐 매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가격 하락과 공모 흥행이 같은 시점에 있었다는 사실 외에 두 현상을 직접 묶는 근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 돈 빠졌다면 보여야 할 숫자, 시장엔 없었다
가상자산에서 현금으로 자금이 빠져나갈 때 가장 먼저 포착되는 지표는 스테이블코인 흐름이다.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팔아 증권 계좌에 넣을 현금을 만들면, 통상 달러 연동 코인으로 바꾼 뒤 이를 상환하는 경로를 밟는다. 이 경우 거래소 밖으로 빠져나가는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커지고, 뒤이어 발행량 축소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코인데스크가 인용한 크립토퀀트 자료에서는 이런 이례 흐름이 잡히지 않았다. USDC와 테더 출금은 지난 2월 이후 이어진 범위 안에 머물렀다. 최근 수개월 최대 일간 출금도 이번 약세장 이전인 5월 20일과 22일에 이미 나타났다.
오히려 같은 날 비트코인 6만6470개, 이더리움 약 249만개가 거래소 밖으로 이동했다. 거래소 유출은 일반적으로 매도 대기 물량 유입과 반대 방향이다. 코인데스크는 이번 주간의 큰 흐름이 ‘현금 확보’보다 ‘인출’과 ‘저가 매수’에 가까웠다고 짚었다. 공모 청약설이 사실이라면 거래소 안으로 코인이 들어와 매도되는 흔적이 더 짙게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 로빈후드·코인베이스 장부에 보이지 않아
단정이 어려운 이유도 있다. 온체인 데이터에는 사각지대가 있다. 로빈후드나 코인베이스 내부 계정에서 이뤄지는 매도와 달러 전환은 공개 블록체인에 그대로 남지 않는다. 투자자가 앱 안에서 비트코인을 팔아 현금으로 바꿔도, 그 거래가 외부 체인 이동 없이 끝나면 외부 데이터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청약 자금을 위해 실제로 암호화폐를 팔았는지”를 가르려면 브로커리지 업체의 월간 거래 지표나 분기 실적 자료가 필요하다. 코인데스크는 로빈후드의 6월 가상자산 거래 실적과 코인베이스의 2분기 소매 거래 지표가 공개돼야 실체에 더 다가설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국면에서 실제 매도 압력이 확인된 곳은 현물 ETF 쪽이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3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누적 규모는 약 44억달러였다. 이더리움 ETF도 17거래일 연속 순유출 뒤 같은 날 흐름이 끊겼다. ETF 환매는 발행사가 기초자산을 처분하는 구조다. 시장에서 확인된 매도 압력은 공모 청약설보다 ETF 자금 유출 쪽에 더 가깝다는 게 업계 지배적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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