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9명은 법정 정년을 현재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 연장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은퇴 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이 단절되는 이른바 ‘소득 크레바스(소득 공백기)’에 대한 불안이 전 연령대에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여론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만 20~69세 1천명에게 ‘법정 정년연장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88.3%가 정년연장에 동의했다고 7일 밝혔다.
연령대별로 퇴직을 앞두고 심리적 압박이 가장 심한 40대(90.6%)와 50대(89.3%)에서 압도적인 찬성 의사가 나왔다.
찬성 이유로는 응답자의 69.0%가 ‘국민연금 수급 공백에 따른 경제적 불안’을 꼽았다. 현재 연금 개시 연령이 최대 65세까지 늦춰진 상황에서 법정 퇴직일과 연금 수령일 사이의 공백이 발생하면서다.
다른 찬성 이유로는 수명 연장에 따른 활동 요구(50.7%)와 인구 감소로 인한 숙련 인력 부족 해소(39.8%)가 뒤를 이었다.
정년 연장 방법으로는 ‘단계적 연장’이 46.3%로 가장 많았으며 ‘선택적 계속고용’ 37.1%, ‘정년연장 완전 폐지’ 9.6% 등의 순이었다.
다만, 정년을 늘리는 방식을 두고는 세대 간 시각차도 나타났다. 40대의 경우 법 개정을 통한 ‘의무적 정년 연장’(61.1%)을 선호했으나 노동시장 진입 단계인 20대는 정년 도달 후 재고용 등을 선택하는 ‘선택적 계속고용 방식(44.0%)’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는 고령층의 정년 연장이 청년층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구조적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또 노동자들은 정년 연장의 대가로 일정 수준의 임금 조정을 감내하겠다는 전향적인 답변이 많았다.
임금체계 개편 방향에 대해 절반에 가까운 48.9%가 ‘노동시간 단축과 직무조정을 통한 임금 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피크제 수용(25.7%)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기존 임금 조건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은 15.4%에 그쳤다.
그러나 정년연장에 따른 청년 일자리 잠식 우려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40∼60대를 중심으로 ‘중장년층과 청년층 직무가 서로 달라 잠식 우려가 크지 않다’(42.7%)는 응답이 높았으나, 20∼30대 중심으로는 ‘청년 일자리 잠식 우려가 크므로 청년 고용대책이 선행돼야 한다’(36.0%)고 답변이 많았다.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작년 내 정년 연장 입법을 공언했지만 6개월 늦췄고, 조만간 정년 연장 관련 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 4월 “노사와 정부의 결단만 남아 있다”며 상반기 내 결론을 내리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정년연장의 구체적 시행 시기로는 ‘2027년 1월 1일’이라는 답변이 35.6%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2028년 1월 1일’(23.9%), ‘2030년 이후’(20.3%) 등의 순이었다.
또 정년연장을 위한 국회·정부의 우선 추진 과제로 ‘정년연장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 및 세제 혜택 확대’(50.6%)가 가장 높게 꼽혔다.
이번 조사는 설문조사 참여에 동의한 패널 대상의 온라인 조사 방법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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