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절반 “수술실 CCTV 의무화 몰라”...의료진 72% “신뢰 관계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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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절반 “수술실 CCTV 의무화 몰라”...의료진 72% “신뢰 관계 훼손”

경기일보 2026-06-07 10:03: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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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가 설치된 경기도의료원. 경기일보 자료사진
수술실 CCTV가 설치된 경기도의료원. 경기일보 자료사진

 

환자의 알 권리와 의료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도입한 수술실 폐쇄회로TV(CCTV) 설치·운영이 시행 2년을 넘겼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걷돌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제도는 대리 수술로 인한 사망자 발생 등 사회적 이슈화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재임 시 강력하게 추진했던 핵심 공약이다. 2021년 8월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2023년 9월부터 법안이 시행됐다.

 

7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수술실 CCTV 운영 현황 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신마취 또는 의식하 진정으로 수술한 경험이 있는 환자를 이 제도를 알고 있는 비율은 49.5%에 그쳤다. 2025년 9월 25일~10월28일까지 만 15세 이상 환자 1천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실제로 수술 과정을 녹화한 환자는 18.5%에 불과했다. 환자들이 촬영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병원으로부터 관련 안내를 받지 못해서’(33.5%)와 ‘제도 자체를 몰라서’(28.1%)라는 답변이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환자가 CCTV 촬영을 요청한 경우에는 '의료사고·과실 대비'(74.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촬영 후에는 '안심됐다'는 긍정적 정서가 84.9%로 매우 높게 나타나 의료계에 대한 불신이 상당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여전히 수술실 CCTV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상태였다.

 

수술실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의료진 1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10월 17일∼11월 13일까지 조사한 결과, 이들이 근무하는 기관의 수술실 93%에 CCTV가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응답자의 72%는 “촬영 의무화로 환자와 의료진 간의 신뢰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부정적일 것으로 답했다.

 

제도 운영 방식의 변화에 대한 요구도 적지 않았다. 의료진의 40.1%는 ‘수술실 CCTV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투명성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제도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21.0%에 달했다. ‘현재처럼 환자 요청 시에만 촬영하자’는 반등은 24.0%였따.

 

특히 제도 안착을 위한 선행 과제로 ‘의료진의 법적 책임 범위 명시(40.0%)’를 선택, 녹화 압박으로 고위험 수술 기피나 방어 진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시사했다.

 

설문조사 당시 인터뷰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의료진 10명을 대상으로 별도 인터뉴한 결과에선 정책에 대한 강한 부정적 인식이 드러났다. 이중 7명은 “2023년 9월 설치 의무화에 맞춰 CCTV를 도입했지만, 의무화만 아니었다면 CCTV를 설치할 가능성은 없거나 매우 낮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 의료인은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는 기분이 들고 학교로 치면 매번 공개 참관 수업을 강제당하는 격”이라고 성토했다. 다른 의료인은 “수술 행위 자체(필드)를 정밀 녹화하는 것도 아니고, 수술방 내부의 전반적인 움직임만 흐릿하게 찍히는 녹화본이 도대체 어떠한 의학적 과실을 증명하는 도구로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환자의 제도 인지도를 적극적으로 끌어올리는 정책 홍보와 함께 의료계 내부의 거부감을 완화할 수 있는 균형점 조율이 최우선 과제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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