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눈 수술 명목으로 여러 보험사에서 16억원이 넘는 보험금을 수령한 40대 여성이 한 보험사를 상대로 추가 보험금을 요구했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다만 보험사가 주장한 보험계약 무효는 인정되지 않아, 이미 확정판결 이후 지급된 보험금 일부만 반환하게 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 4일 원고 A씨가 B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보험사가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반소 역시 일부 인용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A씨는 2016년 7월 B보험사와 질병수술비 보험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8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여러 병원에서 티눈 제거를 위한 냉동응고술을 379차례 받았다. 이후 보험금을 청구해 총 3천493만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B보험사는 114회의 보장분에 대한 보험금만 지급한 뒤 나머지 지급을 거부했다. A씨가 보험금을 받을 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했다며 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한 것이다. B보험사는 2017년 9월 계약 무효 확인과 함께 당시까지 지급한 보험금 1천710만원을 반환하라는 소송도 제기했다.
하지만 당시 법원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판결은 B보험사가 상고를 포기하면서 확정됐다.
이후 A씨는 첫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7년 10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받은 냉동응고술 275회분에 대한 미지급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다시 소송을 냈다. 그러자 B보험사는 이번에도 참지 않고 보험계약 무효와 보험금 전액 반환을 요구하는 반소를 냈다.
1·2심은 A씨가 티눈 수술을 이유로 받은 보험금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A씨가 다른 보험사들로부터 거액의 보험금을 수령한 사실도 드러났다. A씨는 2020년 1월 이후 티눈 수술을 이유로 C보험사에서 10억3천800만원, D보험사에서 5억250만원을 지급받았다. 여기에 2020년 이전 다른 보험사들로부터 받은 6천90만원까지 합치면 티눈 수술 관련 보험금 수령액은 16억140만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는 D보험사에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총 2천94회의 티눈 수술 보험금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청구 건수는 2019년 1회에 불과했지만 2020년 73회, 2021년 414회, 2022년 1천150회로 급증했다.
이런 이유에서 원심은 A씨의 추가 보험금 청구를 새로운 사정의 변경으로 보고, 앞선 판결과 달리 보험계약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다만 앞선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는 뒤집을 수 없다며 2017년 5월 이후 지급된 보험금 중 1천783만원만 반환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보험계약 무효 여부에 대해서는 원심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A씨의 수술 횟수 증가나 보험금 수령 규모 확대는 기존 사실관계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에 불과할 뿐,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배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실관계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원은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는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해당 보험 약관에는 주근깨, 점, 모반, 사마귀 등 피부질환에 대한 수술은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면책 조항이 있는데, 티눈과 굳은살 역시 이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보험계약 자체는 유효하지만 티눈 제거를 위한 냉동응고술은 약관상 보장 대상이 아니므로 보험사가 추가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씨의 보험금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미 지급된 보험금 가운데 1천783만원은 반환해야 한다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