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재정 투자·권역별 성장전략·시민참여 제도화 관건
(광주·무안=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초대 시정의 핵심 과제가 성장통합, 균형통합, 시민주권으로 압축되고 있다.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 당선인은 대전환기획위원회(인수위) 인선에서 첨단산업 성장 전략과 재정 운용, 권역별 균형발전, 시민참여형 행정체계 구축 의지를 드러냈다.
20조원 규모 통합 재정의 산업투자 구체화, 권역별 성장전략 마련, 시민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제도 설계가 출범 초기 최대 관심사다.
◇ 성장통합…20조 재정 산업투자 구체화 관건
민 당선인은 전남의 에너지·농수산·해양 자원과 광주의 인공지능(AI)·미래차·반도체·문화 역량을 결합해 통합특별시를 '대한민국 신산업 수도'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제시해왔다.
대전환기획위 인선에서도 성장 기조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정은승 전 삼성전자 사장을 위원장으로 내세운 것은 반도체와 첨단산업, 기업 유치, 기술 기반 성장전략에 무게를 둔 인선으로 해석된다.
특히 후보 시절 밝힌 20조원 규모 통합 재정의 80% 산업투자 구상은 성장통합의 핵심 요소다.
민 당선인 측은 단순 보조금이 아니라 투자공사 또는 전담 투자기구를 통해 기업 유치, 산업단지 조성, 전략산업 기반시설에 재원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건비, 복지비, 기존 계속사업 등 경직성 지출을 고려하면 대규모 산업 투자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 당선인은 브리핑에서 백승주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부위원장으로 배치한 이유를 "재정 문제 전문가"라며 "재정개혁특별위원회도 함께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20조원 재원의 성격과 확보 방식, 산업투자 배분, 중앙정부 협의 전략, 투자공사 설립 가능성 등을 대전환기획위 단계에서 얼마나 구체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0조원'이라는 상징적 숫자를 넘어 실제 동원 가능한 재원, 법적으로 가능한 투자 방식, 실패 위험을 통제할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 균형통합…권역별 배분·분산청사 실효성 시험대
'균형통합' 부문에서는 통합 성장의 결실을 광주권, 전남 동부권, 서부권, 중부권에 어떻게 배분할지가 초기 최대 쟁점이 될 수 있다.
광주권은 AI·미래차·문화·의료, 동부권은 철강·석유화학·항만·관광, 서부권은 해양관광·수산·공항·섬 정책, 중부권은 에너지·바이오·농식품·혁신도시 기능을 중심으로 한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
균형통합은 단순히 예산을 나누는 문제가 아니라 권역별 성장 기능을 특화하고 이를 하나의 통합 경제권으로 묶는 문제다.
다만 산업경제·과학기술 분야 인선이 AI,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데이터 분야에 집중되면서 전남 동부권의 철강·화학 산업과 해양수산 분야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민 당선인은 기존 산업 대전환을 다룰 특별대책위원회와 해양수산 태스크포스(TF)를 별도로 꾸리고, 전문위원회와 실무위원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청사 배치 문제도 균형통합의 상징적 과제다.
민 당선인은 브리핑에서 "주청사가 없다"며 분산청사 운영 방침을 재확인하고, 특정 업무를 보기 위해 시민이 한 지역 청사까지 이동하지 않아도 되도록 세 곳 모두 같은 수준의 행정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실제 분산청사가 실질적인 행정 편의로 이어지려면 업무별 권한 배분, 전산·민원 시스템 통합, 의사결정 구조, 시민 접근성 확보 방안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
또 초대 시정은 권역별 핵심 사업, 재정 배분 기준, 교통망 확충 계획, 공공서비스 기준 통일, 낙후지역 보완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 시민주권…현장 목소리 제도화가 과제
행정통합은 제도와 조직의 통합이지만, 실제 성패는 시민이 통합의 효능을 체감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측면에서 '시민주권'도 중요한 과제다.
민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시민주권정부, 시민참여형 정책 설계, 현장 소통 등을 지속해 강조해왔다.
이는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 의견을 상시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구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시민주권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이러한 경청 절차가 실제 예산 편성, 조례 제정, 권역별 사업 조정 과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예산 편성, 대형 개발사업, 권역별 투자, 공공기관 배치, 교통망 구축, 복지 기준 통일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사안에 시민 의견을 반영할 공식 통로도 마련돼야 한다.
특히 통합 초기에는 광주와 전남의 제도 차이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민원과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시민주권은 단순한 참여 확대를 넘어 통합 갈등을 조정하는 행정 원리로 작동해야 한다.
통합특별시가 '시민이 만든 도시'라는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출범 초기부터 시민참여 제도를 행정의 부속 장치가 아니라 핵심 운영 원리로 배치하는 틀을 조기에 마련해야 한다.
◇ 조직·예산·권한 배분이 공통 시험대
성장·균형·시민주권은 각각 별개의 과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직·예산·권한 배분으로 연결된다.
성장전략은 권역별 균형 배분 없이 추진될 경우 특정 지역 중심 개발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균형발전은 성장동력 없이 재정 나눠주기에 그칠 수 있다.
시민주권도 시도민이 성장과 균형 전략 실행에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면 상징적 선언에 그친다.
성장을 위한 20조원 재정 산업투자 구상은 재원 확보 방식과 투자 구조가 뒷받침돼야 하고, 균형발전은 권역별 핵심 사업과 예산 배분 기준으로 구체화돼야 한다.
시민주권 역시 시민 의견을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할 제도적 통로가 마련돼야 선언을 넘어 실질적 행정 원리로 작동할 수 있다.
결국 대전환기획위가 선거 과정에서 제시된 구상을 재정 운용, 조직 설계, 권역별 프로젝트, 시민참여 제도로 얼마나 현실성 있게 제시하느냐가 초대 시정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민형배 당선인이 이를 바탕으로 인수위 단계에서 조직·예산·권한 배분까지 담은 실행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출범 초기 최대 관전 포인트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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