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수차례 찾아간 끝에 B씨의 사연을 듣게 됐다. 성인이 되자마자 친척에게서 사실상 명의를 도용당해, 친척의 사업 실패로 생긴 빚과 체납세금을 고스란히 떠안았다고 했다.
B씨는 대학 졸업 후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200만원 조금 넘는 월급으로 오피스텔 원룸 월세, 학자금 대출금을 내고 나면 생활비조차 빠듯했다. 납부지연가산세로 불어만 가는 체납세금을 갚을 수 있는 여력도, 가망도 전혀 없었다.
A씨는 국세청에 “B씨를 도와줄 방법이 없는지 살펴봐달라”는 의견을 냈다. 이에 국세청은 B씨의 친척까지 찾아가 명의도용 경위를 확인한 후, 지난 4월 B씨에게 부과된 체납을 취소하고 그의 친척에 세금을 부과했다. B씨가 억울한 체납세금의 굴레에서 비로소 벗어난 순간이었다.
국세청 개청 최초로 올해 출범한 국세체납관리단이 ‘생계형 체납자’ 구제 성과를 내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에 놓인 체납자들을 찾아내 밀린 세금의 납부의무 소멸을 돕고, 복지제도와의 연계도 지원하는 중이다. ‘빚 때문에 죽는단 소리가 안 나오게 해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철학대로다.
체납관리단은 여관에 장기투숙하면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생계급여로 생활 중이던 C씨의 생활고도 눈으로 확인했다. 어릴 적 앓은 소아마비로 장애를 지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워 가스공급마저 끊긴 집에서 살아오던 D씨의 생활상도 직접 봤다. 체납관리단은 C씨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하는 등 위험한 상태라고 판단해 복지위기알림(앱)에 그의 위기상황을 등록했다. D씨 역시 기초생활수급 혜택 등 복지 연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복지제도 연계를 도왔다.
국세청 관계자는 “중부국세청에선 일상 생활이 곤란할 정도로 악취와 쓰레기로 가득한 체납자의 주거지를 실태확인원 3명이 직접 대청소를 하고 주민센터 복지담당자에게 연계해 줘 체납자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며 “실태확인을 통해 납부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겐 적극적으로 납부를 안내하고, 생계가 어려운 체납자에겐 따뜻한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