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개월 만에 증가 전환…은행권 중심으로 가파른 증가세
당국, 가계대출 관리방안 고심…추가 규제도 한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강수련 이도흔 기자 =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 폭증 속에 지난달 전체 금융권 신용대출 잔액이 6개월 만에 처음 증가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권 중심으로 신용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달도 단 사흘 만에 개인 신용대출 잔액 증가폭이 1조원에 육박한 상태다.
금융당국은 증시 곳곳에 나타나는 과열 양상을 '핀셋 단속'하며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다만 가뜩이나 고금리인 상황에서 당장 대출 문턱을 더 높일 수도 없어 고심하는 기류가 읽힌다.
◇ 신용대출 반년만에 첫 증가…6월은 이미 1조 턱밑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금융권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1월 1조원 증가에서 그다음 달인 12월 2조5천억원 감소로 돌아선 뒤 올해 1월(-1조1천억원), 2월(-1조원), 3월(-2천억원), 4월(-8천억원)까지 줄곧 전월비 감소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8천피'(코스피 8,000)를 달성한 지난달 빚투 수요가 폭증하며 은행권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총 104조9천억원으로 전월 말(102조8천억원)보다 2조1천억원 증가했다. 전월엔 3천억원 감소였다.
이달도 신용대출이 불어나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일 기준 5대 은행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대비 9천894억원 늘었다. 단 3영업일 만에 증가폭이 1조원에 육박한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그동안은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을 개설만 해두고 안 쓰고 있다가, 최근 강세장에 투자 수요가 급증하자 마이너스통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실제 대표적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9일 처음 38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소폭 줄었으나 지난 4일 기준 약 37조7천400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 중이다.
◇ 당국, 고금리 속 추가규제 한계…과열 양상은 집중단속
그간 당국은 부동산 시장에 쏠린 자금을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한다는 기조 아래 증시 활성화에 정책 무게추를 맞춰왔다.
이 과정에서 빚투가 증시 활황의 부수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신용대출 급증으로 이어지자 관리 방안 모색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당국이 추가 규제를 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정부는 지난해 6·27 규제 당시 신용대출을 활용한 주택 구입을 방지하기 위해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 소득 100% 이내로 제한했다.
여기에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으로 최소 1.5%의 가산금리도 부과되고 있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금리에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로, 스트레스 금리가 붙으면 대출 한도가 그만큼 줄어든다.
고금리 현상도 겹쳤다. 지난 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4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882%로, 약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장을 마쳤다.
이처럼 현행 신용대출 규제가 이미 강력한 데다가, 최근 금리 상승세도 가팔라지자 당국도 더욱 신중해진 모습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줄이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금리 부담이 이미 커진 상황에서 규제를 일률적으로 강화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증시 곳곳에서 빚투를 부추길만한 과열 요인을 집중 단속 중이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위는 지난 5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을 소집해 점검 회의를 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판매한 미래에셋증권을 대상으로 불완전판매 및 허위·과장광고 여부를 단속하기 위해 점검에 착수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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