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과 선배가 왜 나와”…대학가 휩쓰는 ‘자체 연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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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과 선배가 왜 나와”…대학가 휩쓰는 ‘자체 연프’ 열풍

경기일보 2026-06-06 18:01: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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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직접 만든 연애 프로그램 썸네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숭실대, 성균관대, 세종대, 고려대 교육방송국 혹은 홍보기자단이 제작. 각 대학교 유튜브 썸네일 캡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숭실대, 성균관대, 세종대, 고려대 교육방송국이나 홍보기자단이 직접 제작한 대학교별 연예 프로그램 대표 이미지.  유튜브 갈무리

 

대학가에서 대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연프)’이 연달아 등장하고 있다. 기성 방송국 못지않은 영상과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현실성, 캠퍼스만의 풋풋한 감성을 살려 또래 세대의 폭발적인 공감을 얻는 모습이다.

 

대학생이 직접 만드는 자체 제작 연프는 대학가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숭실대에서 선보인 ‘숭대생이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는 총 조회수 45만회를 기록했다.

 

이어 성균관대 ‘성균관대 스캔들’, 고려대 ‘썸강신청’, 세종대 ‘사랑은 시계탑 아래에서’, 서울과기대 ‘심쿵연구소’, 경북대 ‘환상연애’, 동국대 ‘동심로맨스’ 등 여러 대학에서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대학생들이 직접 연애 프로그램을 만드는 배경에는 20대 사이 뜨거운 연프 열풍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트렌드 조사 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의 ‘2024 연애 예능 프로그램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20대 초반 응답자 69.5%가 연애 예능 시청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애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관심이 단순 시청을 넘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는 단계까지 진화한 셈이다.

 

황현석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업과 취업 준비, 경제적 부담 등으로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을 기회가 감소하면서 연애 역시 쉽지 않은 활동이 됐다”며 “실제 연애는 줄어들고 있지만 인간관계와 친밀성에 대한 욕구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연애 콘텐츠가 감정 교류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일종의 대리적 사회 경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프로그램 제작에 나선 학생들은 대학생만이 공감할 수 있는 캠퍼스 문화와 공간적 특성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성균관대 교육방송국 관계자는 “기존 연프는 직장인 중심으로 진행돼 대학생 입장에서 거리감이 있었다”며 “이원화 캠퍼스 특성을 살려 인문사회과학캠퍼스가 있는 혜화 창경궁과 자연과학캠퍼스 명물인 학술정보관 앞 피크닉 장면 등을 데이트 코스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교육방송국 관계자는 “기성 연프처럼 며칠간 합숙하는 대신 대학생만의 문화인 ‘미팅’을 소재로 삼았다”며 “새내기와 헌내기의 미팅이라는 설정으로 풋풋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언서가 출연하는 상업 방송보다 완벽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음에도, 20대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며 즐기는 미디어 현상에 주목한다.

 

황 교수는 “기존 방송 연애 프로그램이 ‘연출된 관계’라면, 대학생들의 콘텐츠는 같은 학교,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높은 현실성과 공감대를 제공한다”며 “같은 대학이라는 공동체를 공유하는 학생들은 출연자를 ‘우리 주변 사람’으로 인식하며 소속감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단순한 연애 이야기를 넘어 공동체 내부의 연결과 공감 욕구를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반인인 학생의 얼굴과 사생활이 여과 없이 노출되는 만큼 익명 커뮤니티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상 털기나 악성 댓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제작진은 출연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두고 자체적인 사전 안내와 가이드라인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고려대 방송국 측은 “촬영 현장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해 소속 아나운서를 함께 투입했고, 악성 댓글 빌미가 될 수 있는 발언은 과감히 편집했다”며 “본인 희망 시 최종 선택 결과를 비공개 처리해 심적 부담도 덜어주려 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방송국 측도 “영상 업로드 전 출연자에게 가편집본을 미리 공유해 사전 동의를 구하고, 악성 댓글은 즉각 삭제 조치하며 철저히 관리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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