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쉬고 112년 모으라고?…서울 집값 양극화 얼마나 심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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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만 쉬고 112년 모으라고?…서울 집값 양극화 얼마나 심하길래

위키트리 2026-06-06 16:3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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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시장의 가격 양극화가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 가구가 서울 상위 20% 주택을 사려면 연소득을 전혀 쓰지 않고 112년 넘게 모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자료사진. / 연합뉴스

하위 20% 가구, 상위 주택 구입에 112.7년

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소득 1분위 가구의 5분위 주택 PIR은 112.7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2월 113.7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PIR은 주택 가격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주택 구입 부담과 시장 내 가격 격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PIR이 높을수록 해당 소득 계층이 주택을 구입하는 데 따르는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PIR이 112.7이라는 것은 소득 하위 20% 가구가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12.7년 동안 모아야 서울 상위 20% 수준의 주택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수치는 서울 주택시장에서 소득 계층별 매수 여력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소득 수준과 보유 자산 규모에 따라 접근 가능한 주택 가격대가 달라지고, 고가 주택과 중저가 주택 사이의 간극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중저가 주택도 부담 확대

서민층의 주거 부담은 고가 주택뿐 아니라 중저가 주택에서도 커지고 있다. 소득 1분위 가구가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20% 수준의 주택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기간도 8.7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8.0년보다 0.7년 늘어난 수치다. 서울 내 저가 주택이라 하더라도 소득 하위 가구가 실제 매수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산층의 부담도 소폭 증가했다. 지난 3월 소득 3분위 가구의 3분위 주택 PIR은 10.5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0.3보다 0.2 높아지면서 중간 소득층의 중간 가격대 주택 구입 부담도 커졌다. 이는 집값 상승세가 일부 고가 주택에만 국한되지 않고, 중간 가격대 주택의 구입 여건에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소득층 부담은 완화

반면 고소득층의 주택 구입 부담은 낮아졌다. 소득 상위 20% 가구의 5분위 주택 PIR은 17.0으로 지난해 말 18.1보다 하락했다. 고소득층은 고가 주택 구입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저소득층과 중산층은 주택 마련 부담이 도리어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 주택 가격 자체의 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말 기준 서울 1분위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5억 1163만 원이었다. 3분위 주택은 12억 157만 원, 5분위 주택은 34억 6065만 원으로 집계됐다. 1분위 주택과 5분위 주택의 평균 매매가격 차이는 29억 4902만 원에 달한다.

가격대별 차이가 크게 벌어진 가운데 소득별 부담은 엇갈리고 있다.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사는 데도 더 긴 시간이 필요해졌고, 중산층 역시 중간 가격대 주택 구입 부담이 늘었다. 반면 고소득층은 고가 주택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소득 대비 부담이 낮아지면서 주택시장 내 계층별 체감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대출 규제·상급지 선호 맞물려

업계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와 상급지 선호 현상이 맞물리며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본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민·중산층은 중저가 주택 매수에도 부담을 느끼는 반면, 현금 동원력이 있는 자산가들은 강남권 등 선호 지역의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리와 대출 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금융 여건은 실수요자의 매수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자기자본이 부족한 가구일수록 대출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어, 주택 가격이 소득 증가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일 경우 매수 여력은 더 제한될 수 있다.

전세 부담도 41개월 만에 최고

매매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임대차 시장 부담도 커지고 있다. 무주택 수요가 전월세 시장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서울 전세 PIR은 43.9까지 상승했다. 이는 41개월 만의 최고치다. 매매가격 부담이 전세시장으로 이어지면서 주거비 전반의 부담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전셋값 상승은 서민 가구의 가처분소득을 줄이고 자산 형성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거비 지출이 늘어나면 저축 여력이 줄고, 이는 향후 주택 구입을 위한 종잣돈 마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경우 매매시장 진입이 더 늦어지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서울 주택시장의 양극화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선호 지역과 비선호 지역 간 가격 흐름이 다르게 나타나고, 소득과 자산 규모에 따라 대출 활용 여력도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별 공급 여건과 금리 흐름, 대출 규제 변화에 따라 계층별 주거 부담의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당분간 소득 수준별 주택 구입 여력 차이가 서울 주택시장 흐름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대출 여건과 선호 지역 가격 흐름에 따라 서민·중산층의 체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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