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경찰이 기동대를 투입해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고 투표함을 반출한 5일, 이곳을 지역구로 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일본 공항에서 포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태 수습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이다. 배 의원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의 행동을 '소요'로 규정해 당 내부에서조차 거센 비판과 설전을 촉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선 상태다.
매일신문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 의원이 일본에 도착했다는 사진이 유포되며 진위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같은 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환대했던 배 의원이 불과 몇 시간 만에 일본에서 목격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졌다.
매체는 해당 사진을 촬영한 일본 유학생 A 씨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당시 상황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31일 투표를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가 이날 오후 3시 45분 김포공항을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일본에 돌아가던 중, 하네다 공항 입국 수속장에서 배 의원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다.
매체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A 씨는 “지금 송파구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불법 개표 의혹으로 난리가 났는데 ‘얘는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 씨는 이어 “한동훈 의원을 보고 웃을 시간에 자신을 뽑아준 지역구 주민들에게 가서 힘을 보태야지, 장동혁 대표 책임론을 논하는 등 총구의 방향이 잘못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하는 짓이 나라 팔아먹듯이 국민의힘을 팔아먹고 있다. 자기 지역구가 그 모양인데 일본에 온 것은 뻔뻔하고 이상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약 50만원에 달하는 한·일 왕복 항공권을 부담하며 투표에 참여했다. A 씨는 “나라가 무너져 가는데 비행깃값이 문제냐”라며 “바람 부는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철새 정치, 박쥐 정치는 결국 국민과 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이번 일로 정치인들이 국민을 더 두려워하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 배 의원의 지역구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는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5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경찰들이 투표함 반출을 막는 시위대와 시민들을 끌어내고 있다. / 뉴스1
이번 사태는 지난 3일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비롯됐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일이 발생하자 시민들이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며 투표소 앞에 모여들었다.
초기에는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와 인근 주민들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4일 저녁부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보수 성향 유튜버와 정치인들이 현장을 찾으면서 집회 규모가 1000명 이상으로 급격히 커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기동대를 투입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고 투표함을 반출했다. 지난 3일 투표 마감 이후 개표소로 옮겨지지 못했던 투표함 2개(약 2000표 분량)는 이날 오전 8시 54분 개표소로 출발했다. 해당 투표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곳으로, 투표 마감 후 약 35시간 만에 투표함이 반출된 것이다.
이처럼 지역구가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배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 106명이 참여하는 단체 대화방에 이번 사태를 ‘소요(여러 사람이 모여 폭행·협박 등으로 공공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라고 표현해 논란을 키웠다. 이후 국회에서 한동훈 의원을 맞이한 뒤 곧바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6일 페이스북에 '주민들이 다쳐도 가보지도 않고는, 오히려 일본을 갔단다"며 "진짜라면 정치권에서 완전 아웃돼야 한다. '소요나라'(소요+사요나라)~"라고 비판했다.
한편, 매체는 배 의원의 구체적인 입장 확인을 위해 전화와 문자, 텔레그램 등으로 연락을 시도하고 보좌진에게도 질의를 전달했으나, 끝내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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