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는 2014년부터 영국 권위지 '가디언'의 월드컵 네트워크(World Cup Experts' Network) 회원사입니다. '가디언'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출전국 현지 전문가와 협업해 완성한 심층 분석 기사를 양사 특약에 따라 풋볼리스트가 국내 독점 게재합니다.
▲ 코트디부아르 대회 플랜
2010년대 초 황금기 이후 처음으로 세계 무대에 복귀한다. 예전만큼 스타 플레이어가 많지는 않지만,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활약하는 익숙한 얼굴들로 가득 차 있다. 자국에서 20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보통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누가 맡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풀럼과 헐시티에서 활약했던 34세의 장 미카엘 세리는 한때 이 자리를 꿰찼지만, 발목 부상으로 1년을 쉬면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노팅엄 포레스트의 이브라힘 상가레가 그 자리를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에메르스 파에 감독은 수비 안정성을 중시하고, 역습시 측면 공격수들의 개인적인 기량을 활용한다. 레 엘레팡(Les Éléphants, 코끼리)은 예선 10경기에서 단 한 골도 실점하지 않고 본선에 진출했다. 때로는 스리백으로 전환하는 수비진은 AS로마의 에방 은디카가 이끌고 있으며, 아탈란타의 오딜롱 코수누와 베식타스의 에마뉘엘 아그바두가 파트너로 번갈아 출전한다. 바르셀로나와 AC밀란을 거친 프랑크 케시에가 여전히 중원을 책임지며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파에 감독은 니콜라 페페, 아마드 디알로, 얀 디오망데 등 공격진에 풍부한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디디에 드로그바와 같은 유형의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에반 게상이 기대의 무게를 짊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2018년과 2022년 대회 본선행에 실패했던 코트디부아르는 이번 대회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며, 축구협회의 기대가 높다. 야신 이드리스 디알로 회장은 "최소 6경기, 즉 8강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 1월 모로코에서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이집트에 패배하며 8강에서 그친 걸 만회하고 싶어한다. 3월에 치른 친선 경기(스코틀랜드전 1-0, 한국전 4-0)에서 거둔 승리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 감독: 에메르스 파에
파에 감독은 "미국에 휴가 가는 게 아니다"라며 "나는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고, 최대한 높게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 우승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미드필더 출신 파에 감독은 2022년부터 코칭 스태프에 합류했으며, 처음에는 장루이 가세 감독의 수석 코치로 활동했다. 2024년 자국에서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도중 가세 감독이 경질되자, 파에 감독이 급히 대행으로서 지휘봉을 잡고 개최국 코트디부아르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역대 세 번째 우승이었다. 42세 파에 감독은 프랑스의 니스와 클레르몽 유소년팀을 지도한 후 이번이 첫 감독직이다. 월드컵 경험으로 따지면 선수 시절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코트디부아르의 사상 첫 참가 멤버 중 하나였고, 이번이 두 번째 본선 경험이다.
▲ 핵심 선수: 니콜라 페페
페페는 조국의 대표팀을 이끌기에 완벽한 컨디션으로 월드컵에 참가한다. 아스널 출신 윙어인 그는 스페인 라리가 3위 비야레알에서 8골 8도움을 기록하며 라리가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오르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왼발잡이인 그는 오른쪽에서 안쪽으로 파고드는 플레이에 능하지만, 세컨드 스트라이커로도 뛸 수 있다. 주된 장점은 드리블이지만, 기회가 있을 때는 강력한 슈팅도 주저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모로코에서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불참한 페페는 10년 전 국가대표 데뷔 이후 이번 월드컵이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저는 이제 30세이고, 다음 월드컵이 열리는 34세까지 국가대표팀에 남아 뛰고 싶지는 않습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 주목할 선수: 크리스트 이나오
코트디부아르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 19세 이나오는 과감한 플레이를 펼치는 미드필더로, 튀르키예 트라브존스포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성인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11월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고, 모로코에서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는 주전으로 활약했다. 쉬페르리그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튀르키예컵 우승까지 거머쥐었기 때문에 트라브존스포르는 향후 이적 시장에서 상당한 이적료를 기대할 수 있다. 올여름 이나오가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이적료 수익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 언성 히어로: 프랑크 케시에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이 수혈한 새로운 선수 중 하나였다. 현재 29세인 그는 주장 완장을 차고 있지만 여전히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고 있다.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인 그는 파에 감독의 팀에 꼭 필요한 균형을 제공하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2023년 바르셀로나를 떠나 알아흘리로 이적한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에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 엘리트(ACLE) 2연패를 달성했고, 지난 시즌 대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승 경력이 풍부한 케시에는 세리에 A와 라리가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 기억해야 할 선수
에마뉘엘 아그바두: 코트디부아르의 목사님 혹은 물소. 전 울버햄튼 수비수인 아그바두는 여느 센터백보다 뛰어난 파워, 체력, 기술까지 갖췄다. 대표팀 '목사'로 불리는 그는 경기 당일 유니폼 안에 신앙에 대한 메시지가 적힌 티셔츠를 입곤 한다. 그의 별명은 '바도브레'인데, 이는 아그바두의 모국어인 베테어로 '물소'를 뜻한다. 여전히 대표팀에서 더 활약할 것이 기대되는 선수다. 2020년에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고, 2023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우승은 집에서 지켜봐야 했다. 이번 월드컵은 그가 국가대표팀 주전으로 자리매김하고 튀르키예에서 리그 후반기에 보여준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다.
이브라힘 상가레: "리틀 야야 투레"로 불렸던 선수가 어엿한 대표팀 주전으로 성장했다. 노팅엄포레스트의 상가레는 미드필드 어느 위치에서든 뛸 수 있으며, 대표팀에서는 프랑크 케시에와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이들과 함께 3인 미드필드진을 구성할 선수가 누가 될지는 미지수다. 상가레는 태클과 압박 등 수비적인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공을 가지고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활동량도 뛰어나다. 29세인 그는 2019년부터 대표팀에 발탁돼 노련한 선수들과 신예 선수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말라리아에 걸리는 등 어려움도 겪었지만, 상가레는 잉글랜드에 잘 적응하여 포레스트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얀 디오망데: 19세 디오망데는 올여름 주목해야 할 선수다. 독일 리그 데뷔 시즌에 득점력까지 겸비하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뛰어난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로서 골든 보이(유럽 최고 21세 이하 선수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이탈리아 ‘투토스포르트’ 선정)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지난여름 레가네스에서 RB라이프치히로 2,000만 유로에 이적한 이후 분데스리가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괴롭히는 화려한 드리블 실력을 보여줬다. 남은 질문은 앞으로 닥칠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만약 그가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을 월드컵 토너먼트 단계로, 더 나아가 그 이상으로 이끌어 낸다면, 유럽 최고의 클럽들이 거액의 이적 제안을 할 수밖에.
▲ 예상 선발 라인업: 4-1-2-3
야히아 포파나 – 윌프리드 싱고, 오딜롱 코수누, 에방 은디카, 지슬랑 코낭 – 이브라힘 상가레 – 프랑크 케시에, 크리스트 이나오 – 니콜라 페페, 에반 게상, 얀 디오망데
▲ 코트디부아르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미국은 원래 코트디부아르인이 입국하려면 비자 보증금 1만 5천 달러를 예치해야 한다는 제도를 시행했다. 5월에야 경기 티켓을 소지한 코트디부아르인은 예치금을 면제해 주겠다고 발표했지만, 갑자기 여행계획을 세우기에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코트디부아르 국민이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여러 행정적 제약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북미로 향하는 축구팬은 많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교민 사회가 응원을 책임져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독일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 장소는 캐나다 토론토다. 나머지 두 경기는 베이스캠프가 있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다. 익숙한 색깔들을 많이 볼 수 있을텐데 국기는 아일랜드 국기와 매우 비슷하고, 유니폼은 네덜란드의 밝은 오렌지색과 비슷하다. 코트디부아르 팬들은 노래와 춤, 그리고 유머로 열정적인 응원을 펼친다.
글= 프랭스 아카블라(르 크파크파토 스포르티프)
편집= 김정용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아프리카축구연맹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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