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젠슨 황, 최태원·구광모·이해진과 회동…HBM 넘어 '피지컬 AI 동맹'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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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젠슨 황, 최태원·구광모·이해진과 회동…HBM 넘어 '피지컬 AI 동맹' 구축한다

비즈니스플러스 2026-06-05 19:34: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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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AI 산업의 경쟁력이 메모리를 넘어 로봇과 피지컬 AI로 확장되는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이번 방한은 단순한 고객사 방문을 넘어 차세대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 행보라는 분석이다.

5일 황 CEO는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식당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울 삼성동에서 가졌던 이른바 '깐부 회동' 이후 약 7개월 만에 이뤄진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의 만남이다.

이날 회동은 형식적으로는 친목 성격이 강하지만 업계에선 고대역폭메모리(HBM), AI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자율주행, 소버린 AI 등 미래 산업 전반에 대한 협력 방안이 폭넓게 논의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방한이 주목받는 이유는 엔비디아의 한국 전략이 기존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넘어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엔비디아의 한국 방문은 사실상 HBM 공급망 점검 성격이 강했다.

AI 가속기 수요가 폭증하면서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HBM 없이는 주력 제품 생산 자체가 어려운 구조가 됐다.

실제로 글로벌 AI 서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HBM은 GPU 못지않은 핵심 전략 자산으로 부상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인 블랙웰과 루빈 플랫폼 역시 초고속 메모리 공급 안정성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황 CEO는 최근 수년간 최태원 회장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온 글로벌 빅테크 CEO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황 CEO는 지난해 APEC CEO 서밋 이후 공개적으로 확인된 만남만 6차례 이상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엔비디아의 관심사는 메모리를 넘어 제조 기반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AI 산업의 화두는 생성형 AI에서 피지컬 AI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AI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실제 물리적 환경을 인식하고 행동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산업용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등이 대표적 적용 분야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는 단순한 AI 반도체 기업에서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황 CEO는 지난 1일 대만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2026 기조연설에서 휴머노이드 개발 플랫폼인 '아이작 GR00T'를 공개하며 로봇 산업을 차세대 성장 축으로 제시했다.

주목할 부분은 협력 파트너로 한국 기업들을 직접 거론했다는 점이다.

황 CEO는 현대차그룹과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LG전자의 클로이 플랫폼 등을 언급하며 한국 기업들의 로봇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업계에선 이를 단순한 사례 소개가 아니라 엔비디아가 구상하는 글로벌 피지컬 AI 생태계에서 한국 기업들이 핵심 축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센서, 정밀 모터, 산업용 부품, 제조 공정 등 휴머노이드 생산에 필요한 대부분의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과 국내 증권사들은 향후 휴머노이드 시장이 스마트폰 이후 최대 플랫폼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제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가치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방한 일정은 엔비디아가 한국 산업 전반을 AI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가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피지컬 AI 파트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통해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스마트 제조 분야에서도 AI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이번 홍대 회동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오는 8일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별도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 역시 AI와 로봇,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협력 범위 확대가 예상된다.

LG전자는 서비스 로봇 플랫폼 '클로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산업용 AI와 피지컬 AI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와의 협력 역시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글로벌 AI 산업이 미국 중심 구조로 재편되는 가운데 각국이 자국형 AI 모델 구축에 나서면서 소버린 AI가 새로운 전략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AI 모델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 대표 소버린 AI 사업자로 평가받는다.

황 CEO가 이해진 의장과 만난 것도 단순한 친분 차원을 넘어 AI 주권과 데이터센터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방한의 또 다른 특징은 협력 대상이 대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황 CEO는 는 7일 잠실야구장에서 시구를 진행한 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로봇 플랫폼과의 연계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돼 왔다.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가 올해 두산로보틱스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더욱 커진 상태다.

게임업계와의 접점도 확대되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3D 시뮬레이션 기술과 AI 기술을 바탕으로 로보틱스 및 디지털 트윈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선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플랫폼과 국내 게임사의 시뮬레이션 역량이 결합할 경우 새로운 사업 기회가 창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AI 산업이 생성형 AI 중심 국면에서 피지컬 AI 시대로 이동하면서 엔비디아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실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제조 역량"이라며 "한국은 반도체와 자동차, 로봇, 통신, 플랫폼 기업이 동시에 존재하는 몇 안 되는 국가라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 CEO의 이번 방한이 단순한 고객 관리 차원을 넘어 향후 10년 AI 산업 주도권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 지형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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