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임기 종료를 불과 열흘 앞두고 5일 전격 사퇴했다.
6·3 지방선거 패배의 후폭풍으로 당내에서 장동혁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여당 ‘투 톱’의 한 축인 송 원내대표가 먼저 용퇴를 선택하면서 당권 향방을 둘러싼 파장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형국이다.
◇“생존은 했지만 재건은 미완”…송언석, 눈물의 고별사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총회에서 “이번 선거는 현명한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다. 이러한 국민 뜻을 받들어 우리 당에도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임의 뜻을 명확히 했다.
지난 임기를 돌이켜보며 소회를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년은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면서 “생존과 재건이라는 두 단어를 가슴에 품고 일해왔다. 급작스러운 계엄과 탄핵, 대선 패배라는 거센 파도 속에서 당을 지켜내고 대한민국 정치의 견제와 균형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이어 “국민과 당원께서 어려운 시기에 당을 끝까지 지켜주셔서 대단히 고맙다”며 “덕분에 우리는 생존할 수 있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아쉬움은 남지만, 다시 일어설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다만 제 역량이 부족해 당의 재건이라는 과제는 아직 충분히 이루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여야 협상의 중압감과 서러움을 토로하는 과정에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송 원내대표는 “협상이란 건 양쪽에서 잣대를 공정하게 들이대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한 번도 정상적인 잣대로 지내온 적이 없어 울분이 많이 생겼다”며 “다수당 원내지도부에서 툭툭 내뱉는 단어 속에 얼마나 많은 조롱이 포함돼있는데, 그걸 그냥 참아내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감정을 추스른 그는 동료 의원들을 향해 “한 가지만 명심합시다. 다음 총선 꼭 이깁시다”라는 뼈아픈 당부로 고별사를 맺었다.
◇9일 후임 원내대표 선출…김도읍·정점식·성일종 3파전
송 원내대표의 조기 사퇴로 인해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졌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선거관리위원회를 긴급히 소집하고, 오는 9일 후임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확정했다. 당 선관위는 6일 선거 공고를 내고 7일 후보 등록을 마감할 계획이다.
차기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부터 후반기 국회 첫해의 원내 사령탑 역할까지 막중한 책임을 안는다. 현재 4선 김도읍 의원(부산 강서)·3선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고성)·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이 유력 후보군으로 부상한 가운데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포용력이 강점인 김도읍 의원은 지난해 정책위의장직을 맡았다가 연말 사퇴한 바 있다. 성일종 의원은 일찌감치 소속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식사·차담을 나누며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장동혁 체제’ 핵심 파트너였던 정점식 의원은 이날 정책위의장직 사퇴와 함께 출사표를 던지며 선거판을 3파전으로 재편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경선이 단순한 원내 지도부 선출을 넘어 계파 간 대리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지선 완패 책임을 장동혁 대표에게 묻고 주도권을 쥐려는 주류 세력과 체제 수호를 외치는 비주류 간의 충돌이 이번 결과에 따라 정면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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