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40원·외국인 70조원대 이탈...코스피 덮친 '검은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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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40원·외국인 70조원대 이탈...코스피 덮친 '검은 금요일'

폴리뉴스 2026-06-05 17:53:30 신고

5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316.21포인트(3.66%) 하락한 8,323.20으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40원을 넘는 등 오름세다. [사진=연합뉴스]
5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316.21포인트(3.66%) 하락한 8,323.20으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40원을 넘는 등 오름세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하루 만에 5% 넘게 급락하며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전반에 충격이 확산됐다.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의 방한도 하락세를 돌려세우지 못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8.82포인트(5.54%) 내린 8160.59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8038.10까지 밀리며 8000선 붕괴를 위협받았다. 이날 낙폭은 역대 세 번째 규모다.

코스닥도 47.29포인트(4.50%) 내린 1002.44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992.80까지 밀리며 3개월 만에 1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 환율 1540원·외국인 70조원대 이탈…증시 흔든 '달러 쇼크'

이날 국내 금융시장을 흔든 핵심 변수는 환율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49.1원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종가는 전날보다 9.4원 오른 1539.1원이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자금 이탈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3조5387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7일부터 20거래일 연속 순매도다. 누적 순매도 규모는 70조원대에 이르렀다.

최근 사흘 동안 환율은 하루 평균 11원 넘게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경상수지 흑자로 유입되는 달러보다 외국인 자금 유출에 따른 달러 수요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대미 관세 우려 재점화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구두 개입만으로는 환율 상승세를 제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이날 4조2238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도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사상 처음 7000조원을 돌파했던 코스피 시가총액은 이날 6685조원대로 줄어들며 다시 700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 브로드컴 쇼크에 AI 랠리 숨고르기…반도체 쏠림 경고음

이번 급락은 환율뿐 아니라 AI 반도체 투자 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확대됐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는 브로드컴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AI 반도체 매출 전망을 제시하면서 주가가 12% 넘게 급락했다. AMD와 마이크론도 동반 약세를 보였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역시 2% 넘게 하락했다.

그 영향은 국내 반도체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6.40% 급락하며 32만원대로 밀려났고 SK하이닉스는 9.92% 하락하며 200만원대로 내려섰다. SK스퀘어도 7% 넘게 떨어졌다.

특히 이날 젠슨 황 CEO가 방한해 "한국을 위한 깜짝 선물이 준비돼 있다"고 언급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그동안 엔비디아 협력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관련 종목들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LG전자는 7.62%, NAVER는 4.49%, 두산은 3.33% 각각 하락했다. AI 수혜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매도 압력이 커진 것이다.

반면 급락장 속에서도 은행주는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KB금융은 4.51%, 신한지주는 7.39% 상승했다. 방어주 성격이 부각되며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 흐름이 증시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 한 반도체 중심의 상승장이 다시 힘을 받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5월 고용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 중동 정세 변화까지 겹쳐 있는 만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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