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들어서면 욕실 공기가 달라진다. 샤워를 마친 뒤 문을 열어둬도 벽면의 물기가 쉽게 마르지 않고, 천장 모서리나 실리콘 틈새에는 어느새 검은 점이 올라온다. 처음에는 작은 얼룩처럼 보여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장마가 시작되면 번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환풍기를 더 오래 켠다. 창문이 있는 욕실이라면 창문을 열어두는 시간도 늘린다. 욕실 안에 찬 습기를 밖으로 빼내야 곰팡이가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마철에는 이 방법이 늘 정답이 되지 않는다. 바깥 공기까지 축축한 날에는 창문을 오래 열수록 습한 공기가 욕실 안으로 밀려 들어오고, 환풍기를 계속 돌려도 벽과 바닥에 남은 물기는 쉽게 줄지 않는다.
욕실 곰팡이가 생기는 원리, 결로에서 시작된다
곰팡이가 번식하려면 반드시 습한 표면이 필요하다. 샤워를 마치고 나면 욕실 안에는 뜨거운 수증기가 가득 차 있고, 이 수증기가 천장이나 외벽처럼 상대적으로 차가운 면에 닿으면 물방울로 변한다. 이것이 결로다. 결로가 맺힌 표면은 곰팡이가 자리를 잡기에 최적의 조건이 된다. 온도 차가 클수록 결로는 더 빨리, 더 많이 생긴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샤워 중에도 환풍기를 켜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샤워가 진행되는 동안 환풍기를 가동하면 뜨거운 수증기와 외부에서 들어오는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가 욕실 안에서 뒤섞이면서 온도 차가 더 커지고, 결로가 오히려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 환풍기는 샤워가 끝난 뒤에 켜야 제 역할을 한다. 샤워 중에는 욕실 내부 온도를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결로 발생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결로가 생기는 위치도 중요하다. 욕실 천장 모서리나 바깥 벽면과 맞닿은 타일 사이 실리콘 부분이 유독 빨리 검어지는 이유는 이 지점들이 외부 온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구조적인 취약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런 곳은 결로가 생기는 빈도가 높고, 습기가 오래 머무르기 때문에 다른 부위보다 곰팡이가 훨씬 빨리 피어난다.
욕실 곰팡이는 벽에 맺힌 물방울에서 시작된다
욕실 곰팡이는 검은 점이 보이기 전, 벽과 천장에 남은 물기에서 먼저 시작된다. 샤워 뒤 욕실 안에 찬 뜨거운 김은 천장 모서리나 외벽 쪽 타일처럼 온도가 낮은 면에 닿으면서 작은 물방울로 바뀐다. 흔히 말하는 결로가 이때 생긴다.
결로가 자주 생기는 자리는 대체로 정해져 있다. 천장 모서리, 실리콘 줄, 바깥 벽과 맞닿은 타일 주변처럼 손이 잘 닿지 않고 물기가 늦게 마르는 곳이다. 바닥에 고인 물은 쉽게 보이지만, 이런 틈에 붙은 물방울은 눈에 잘 띄지 않아 청소할 때도 지나치기 쉽다. 같은 자리가 반복해서 축축해지면 곰팡이가 먼저 올라온다.
샤워 중 환풍기를 켜두는 습관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뜨거운 김이 가득한 욕실 안으로 비교적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면 벽면과 공기 사이 온도 차가 커지고, 결로가 더 잘 생길 수 있다.
환풍기는 샤워가 끝난 뒤 벽과 바닥의 물기를 먼저 걷어낸 다음 켜는 편이 낫다. 물방울이 그대로 남은 상태에서 환풍기만 오래 돌리면 공기는 빠져나가도 곰팡이가 붙기 쉬운 표면은 계속 젖어 있게 된다.
환풍기는 오래 켜는 것보다 깨끗한지가 먼저다
환풍기를 오래 돌려도 욕실이 잘 마르지 않는다면 환풍기 안쪽부터 확인해야 한다. 팬 날개와 덮개에 먼지, 비누 찌꺼기, 물때가 쌓이면 공기가 빠져나가는 길이 좁아진다. 욕실 환풍기는 습한 공기와 비누 성분을 함께 빨아들이기 때문에 먼지가 끈적하게 달라붙고, 시간이 지나면 딱딱하게 굳기 쉽다. 이렇게 막힌 환풍기는 오래 켜도 습한 공기를 제대로 빼내기 어렵다.
청소 방법은 어렵지 않다. 먼저 전원을 끄고 환풍구 덮개를 분리한 뒤, 필터와 팬 주변에 붙은 먼지를 털어낸다. 찌든 때가 남아 있다면 중성세제를 푼 따뜻한 물에 잠시 담가두고 부드러운 솔로 닦아내면 된다. 세척 뒤에는 물기를 완전히 말린 다음 다시 끼워야 한다. 젖은 채로 장착하면 환풍기 안쪽에 습기가 남아 냄새나 곰팡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환풍기 청소는 2~3개월에 한 번 정도가 알맞다. 특히 장마가 시작되기 전 한 번만 해둬도 여름철 욕실 관리가 한결 수월해진다. 환풍기를 24시간 켜두는 것보다, 공기가 제대로 빠져나갈 수 있게 길을 열어두는 일이 먼저다.
욕실 습도 60%, 곰팡이가 늘어나는 경계선이다
욕실 곰팡이를 줄이려면 습도 60%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실내 습도가 60%를 넘으면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조건이 된다. 욕실만 닦는다고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여기서 나온다. 거실이나 침실까지 집 안 전체가 눅눅하면 욕실 물기를 걷어내도 다시 습한 공기가 욕실로 들어온다.
이럴 때는 욕실 문 가까운 곳에 작은 습도계를 두면 도움이 된다. 숫자로 확인하면 환풍기를 켤 때와 창문을 닫아야 할 때를 더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장마철에는 바깥 공기까지 습한 날이 많아 창문을 오래 여는 것보다 실내 습도를 먼저 보는 편이 낫다.
장마철에는 창문보다 제습기가 먼저다
7~8월 장마철에는 욕실 창문을 오래 열어두는 방식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바깥 공기 자체가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 창문을 오래 열면 욕실 안으로 눅눅한 공기가 계속 들어온다. 평소에는 창문을 열어 습기를 빼는 방법이 도움이 되지만, 비가 자주 내리고 습도가 높은 날에는 욕실이 더 늦게 마를 수 있다.
샤워 직후에는 먼저 벽과 바닥의 물기를 걷어내고, 환풍기를 30분 정도 돌려 습한 공기를 빼내는 편이 좋다. 그다음에는 욕실 창문을 오래 열어두기보다 문을 닫고 거실이나 가까운 공간에서 제습기를 켜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다. 욕실 안에 콘센트가 없거나 전기 제품 사용이 걱정된다면, 욕실 밖에서 제습기를 틀어 주변 공기부터 말리는 방법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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