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선 첫 등원한 의원들 인사만…"張에 결단할 시간 줘야"
張, '봉쇄 투표함' 개표 현장 방문하며 일정 재개…정면돌파 모색하나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조다운 노선웅 이율립 기자 =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12곳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주고 패배하면서 장동혁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5일 거세지고 있다.
강경 우파 성향의 장 대표가 '원톱'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집중 유세를 간 곳이 전패한 상황에서도 장 대표가 '희망의 씨앗'을 언급하고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갈 조짐을 보이자 압박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반(反)장동혁 측 일각에서 안 되면 '행동'에 들어갈 수 있다는 발언까지 나오는 가운데 장 대표는 이날 서울 잠실 개표소 방문으로 선거 후 일정을 재개했다. 투표지 부족 사태 대응을 고리로 정치적 위기 돌파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날 열린 의원총회는 전날 의총과 마찬가지로 지도부 거취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
◇ 친한계, 공세 전면에…소장파·오세훈 측 등 가세
국민의힘에서는 친한계가 장동혁 책임론 공세의 전면에 선 상태다.
당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여의도 진출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사실상 당권 투쟁에 들어간 모습이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장동혁 대표가 관여한 곳은 다 졌다"며 "부산도 박민식 (북갑) 후보가 2등으로 가다가 폭락으로 간 게 장 대표가 다녀간 뒤고, 박형준 부산시장도 장동혁 지도부와 함께 이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 대표는 선거의 저승사자다. 장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러서 이길 수 있냐고 당원들이 생각할 것"이라며 "지금 어떤 상태로 전당대회를 치르더라도 장 대표가 이길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친한계 진종오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에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없다. 국민들은 더 이상 희망의 불씨를 구경할 여유가 없다"며 "국민이 진정 원하는 건 행동하는 변화와 개혁이다. 국민이 늘 옳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와 비상계엄·탄핵을 두고 견해차를 보였던 개혁 성향 인사들도 현 체제 유지에 회의적이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서 승리한 유의동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대표 스스로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를 먼저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게 곧 거취 표명으로 연결돼야 한다면 피할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재섭 의원은 전날 YTN에 영남 외에 국민의힘이 유일하게 단체장 선거에서 이긴 서울과 관련, "장 대표가 본인의 공을 주장하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한 뒤 "서울을 수성하긴 했지만, 현역 단체장들이 줄줄이 낙선했는데 어찌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하겠느냐"라고 말했다.
당내 최다선인 6선 조경태 의원 역시 전날 KBS에서 "일부 승리한 지역도 후보가 잘한 거지 장 대표가 잘한 게 아니다"라며 "장 대표는 야당 대표로서 자격이 상실돼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 책임론에 선 긋는 당권파…장동혁은 잠실 개표소 방문
장 대표와 당권파는 당내 책임론에 선을 긋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장 대표 내지 지도부에 사퇴 요구가 나올 수 있는데 검토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대표도 전날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이번 선거였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고 자평했다.
장 대표는 전날에 이어 애초 이날도 의원총회 및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지역구인 충남 보령·서천에 머물 예정이었다. 당내 책임론이 비등한 가운데 금주 주말까지는 칩거 모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그는 이날 투표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이후 시위대에 봉쇄됐던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이 반출되자 개표 현장 방문을 지방선거 이후 첫 일정으로 잡았다.
장 대표는 앞서 본투표일인 3일도 중앙선거관리위 등에 항의 방문하면서 사태 대응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투표지 부족 사태 대응을 통해 사퇴론을 정면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 내주 정면충돌하나…소장파 "사퇴 안 하면 끌어내려 올 것"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당장 지도부 거취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 거취에 대한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오후 2시 20분 개의한 국회 본회의 직전에 소집된 의원총회라 시간이 길지 않았던데다, 보궐선거 당선자인 유의동·이진숙·김태규·윤용근 의원이 첫 인사를 하는 데 의의를 둔 자리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저희가 받은 성적표가 당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어디를 향해 가야하는지 동료 의원님들과 함께 논의하며 우리 당이 거듭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윤 의원은 각각 "보수의 심장이 더 튼튼하고 강해졌으면 좋겠다", "보수가 새롭게 일어나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으며 김 의원은 "일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당내 책임론 공방이 거세지면서 내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 소장파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은 장 대표에게 시간을 주고 있지만 다음 주까지도 결단하지 않으면 스스로 사퇴하든 끌어내려 오든 둘 중 하나"라고 전망했다.
당내 개혁성향 모임 '대안과 미래'는 선거기간 중단했던 모임을 조만간 재가동해 차기 지도체제를 포함한 당내 문제를 두루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장 대표가 스스로 결단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에 "과거 한동훈·이준석 전 대표를 쫓아낼 때처럼 당장 장 대표를 끌어내리면 국민들 보시기에 선거 끝나자마자 또 싸운다고 볼썽사나워하시지 않겠느냐"며 "감정적으로 분열 양상을 보이는 과정들은 지양하되, 당의 화합이라는 전제 위에서 지도체제를 심각하게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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