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이윤 기자┃아이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쓰고 그림을 그려 실제 한 권의 책을 출간하는 창작 프로젝트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새로운 교육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꼬마작가 책 만들기 프로젝트’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생각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출간까지 경험하는 자기주도형 창작 교육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글쓰기 수업을 넘어, 아이가 실제 ‘작가’가 되어보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특히 꼬마작가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창작 과정과 자기주도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 경쟁이나 결과 중심 교육보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를 스스로 발견하도록 돕는 데 집중한다.
꼬마작가 프로젝트를 이끄는 김서령 대표는 “처음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작가회의의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 서점 지원 사업’을 계기로 시작했다”며 “어린이 고객이 많은 서점 세 곳을 운영하면서 아이들과 함께할 프로그램을 고민하다 성인 대상 책 만들기를 아이들과 진행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4월 첫 수업 당시 20명을 모집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으로 33명의 아이가 첫 번째 책을 만들었다”며 “지원 사업 종료 이후에도 유료 프로그램으로 전환했지만 반응이 좋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꼬마작가 프로젝트에는 약 2,400여 명의 어린이가 참여했으며 지금까지 총 132권의 어린이 창작 도서가 발간됐다.
프로그램은 4주간의 창작 수업 이후 약 4-6주간 실제 출판 제작 과정을 거친다. 아이들은 원고 집필과 삽화 작업, 발표 수업을 거쳐 최종적으로 자신만의 책을 완성한다. 마지막 5회차에는 출판기념회를 열어 부모는 물론 조부모까지 초청해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축하한다.
김 대표는 “출판기념회는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아이가 스스로 노력한 결과를 가족 모두에게 인정받고 칭찬받는 경험을 통해 큰 자존감과 자신감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꼬마작가 프로젝트에는 특별한 사례도 많다. 김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으로 ‘스노우’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기후위기를 다룬 판타지 시리즈를 집필한 한 초등학생을 소개했다.
그는 “3학년 때 처음 참여했던 학생이 지금은 6학년이 됐고 벌써 7권의 책을 냈다”며 “세 권을 출간한 뒤 장난삼아 ‘이 정도면 중견 작가’라고 했더니 다음 수업 첫날 ‘안녕하세요, 중견 작가 이정우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하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아이 스스로 작가라는 자긍심을 갖게 된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강사진 구성 역시 꼬마작가 프로젝트만의 강점이다. 중앙대학교 예술대 출신 1인을 제외한 주요 강사진 대부분이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출신이며 모든 선생님이 실제 출판사 대표이자 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창작 교육뿐 아니라 기획·편집·출간 과정까지 현장 경험을 갖춘 전문가들이 직접 수업을 진행하는 셈이다.
특히 김 대표는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창작 교육과 출판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김민희 선생님 역시 출판사 공동대표이자 작가로서 어린이 창작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김 선생님은 “아이들이 수업 시간만큼은 마음이 가벼웠으면 좋겠다”며 “누가 더 잘 쓰는지가 아니라 내가 진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교육 원칙”이라고 말했다.
또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을 넘어 ‘독자가 더 재미있게 읽으려면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창작자 경험 자체가 중요하다”며 “창작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기만의 태도와 생각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4회차 발표 수업과 출판기념회는 아이들의 자신감 향상에도 큰 영향을 준다. 김민희 선생님은 “친구들에게 작품을 소개하고 질문을 주고받으며 서로 인정받는 경험을 한다”며 “부모님도 출판기념회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직접 확인하면서 매우 큰 만족감을 보인다”고 말했다.
꼬마작가 프로젝트는 현재 마포·서초·대치·잠실·노원센터에서 정규 수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송도·대전·부산·대구·동탄 지역에서도 비정기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또 국제학교 영어센터를 비롯해 서초구립 반포도서관, 방배도서관 등과 협력하며 공공 창작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공공기관 및 학교 연계 확대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도서관과는 꾸준히 협력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일부 비용은 학부모 부담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교육청과 학교에서도 관심이 많지만 현실적인 예산 문제가 있다. 앞으로는 기업 가족복지 프로그램과 연계해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 AI 활용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꼬마작가 프로젝트는 아이 고유의 창작 경험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본다. 김 대표는 “기술은 계속 변화하겠지만 결국 창작자의 힘은 스토리텔링”이라며 “아이들만의 생각과 이야기를 만드는 힘은 앞으로도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선생님은 “잘 쓴 결과보다 고민하고 지우고 다시 써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며 “각자의 온기와 고유성이 담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경험이 아이들에게 오래 남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아이들에게 “책을 낸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는 일이다. 직접 해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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