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투표용지 사태는 선거의 공정성을 파괴한 것이고 그 자체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개표를 중지시켰어야 한다"고 재차 주장하면서, 선관위원 탄핵과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는 강성 투쟁에 나섰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투표지 부족 사태가 빚어졌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2투표소에서 이송된 투표함이 개표되는 현장에 나타나 개표소 입장을 요구하며 경찰·선관위와 대치하다가 서울시선관위를 항의방문했다.
장 대표는 이후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개표를 중지시켰어야 했다. 투표함 반출을 막아야 했다"며 "아무 것도 막지 못한 현실이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했다. 개표가 중지됐다면 오세훈 시장의 당선 확정도 공표되지 못하게 된다.
장 대표는 그럼에도 "이 사태를 어떻게 귀결짓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가 좌우될 수도 있다"며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이재명은 '납득하기 쉽지 않은 허점'이라며, '큰 유감'이라고 했다. 그래놓고 경찰을 투입해서 시민들을 끌어내고 투표함을 강제로 반출시켰다"며 "심각한 유감"이라고 했다.
그는 "조속한 국정조사 실시와 특검 추진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노태악 위원장, 사무총장, 선관위원 전원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이를 거부할 경우 우리 당은 즉각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또 "국회 차원의 ‘선관위 개혁 특위’ 구성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민주당이 진상 조사와 선관위 개혁을 방해한다면, 스스로 선관위의 공범임을 자백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거둔 가장 빛나는 성과인 오세훈 시장의 당선을 걸고서까지 장 대표가 강경 투쟁으로 나선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게다가 장 대표를 포함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은 3일 밤까지는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를 항의방문하면서까지 개표 중단과 선거 연기, 재선거 실시 등을 주장했으나, 서울시장 선거 개표에서 오세훈 후보가 막판 대역전극을 벌이자 이같은 주장은 시나브로 잦아들기 시작했고 4일 오전 오 후보의 승리선언과 민주당 정원오 후보의 패배 승복 선언이 나온 후에는 아예 자취를 감췄었다.
그랬다가 만 하루 만에 제1야당 대표의 입에서 "개표를 중지시켰어야 했다"는 말이 나온 셈이다.
장동혁 지도부 일원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6월 3일 밤에는 당의 입장이 선거무효·재선거였다가 다음날엔 진상조사·국정조사 얘기를 하는데 입장이 바뀐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입장이 바뀌었다기보다, 근본적으로는 이 정도의 부실한 투표이고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면 재선거 투표를 다시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우리 당이 그것까지 주장하지 않고 있는 것만 하더라도 평온을 유지하고 그나마 질서를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 당 차원에서는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나 의향은 없는 것이냐'는 질문이 추가로 나오자 "그것은 아직 결정한 바가 없다. 좀 더 심사숙고하고, 또 상황을 전부 정리하고 파악을 해서 결정해야 될 사안"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당내 소장파이자 당 비상대책위원장(당대표급)을 지내기도 한 김용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당 지도부의 선거 패배 책임을 회피하는 썩은 동아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명할 국회 긴급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을 여당에 재차 제안했다. 송 원내대표는 "국조특위 구성과 선관위 허철훈 사무총장 즉각 사퇴에 대해서는 비공식 루트를 통해 여당 측에도 전달해 놓았다"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이번 사안에 분통을 터뜨리며 "이태원 사태 때나 세월호 사태 때, 그 '사소한' 그거 하나 가지고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얼마나 그거 가지고"라며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정치권이 얘기하기 전에 대통령이 먼저 선관위 사무총장을 바로 조치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요구했다. 다만 장 대표의 송파구 개표소 현장 항의 방문에 관한 질문에 "원내대표가 논평할 입장은 아니"라며 즉답을 피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현장에서 경찰이 시민을 구타하고 폭행하는 영상도 돌아다니고 있다고 한다"며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요구한다. 영상 속 사실관계를 즉각 확인하고, 이 구타 내지는 폭행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관련된 경찰관을 관련 법령에 따라 즉각 엄벌에 처하라"고 촉구했다.
투표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를 방문했다고 밝힌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그곳을 지키고자 한 청년에게 경찰의 강압적인 폭언이 이어졌다"고 주장, "중앙선관위는 자체 조사 주최가 아니라 수사 대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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