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전환(DX)의 화려한 선언 뒤로, 천문학적인 인프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직원들의 연봉과 복지를 전격 삭감하는 냉혹한 경영 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AI포스트 핵심 요약
- ✅ [AI 투자 예산 재배정 명목... 테라데이터 연봉 동결·TTEC 퇴직연금 중단]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테라데이터는 “AI를 통해 시장에서 승리하겠다”며 5,100명 전 직원의 2026년 연봉을 동결했고, TTEC 역시 AI 역량·교육 자금 지원을 이유로 미국 직원들의 401k 퇴직연금 매칭 복리후생을 일시 중단함.
- ✅ [삭감은 경영진의 핑계일 뿐... 알파벳은 주식 매각으로 800억 달러 조달] BCG ‘2026 AI 레이더’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들의 AI 지출 예상 예산은 매출의 고작 1.7% 수준임.
- ✅ [해고 없는 AI 혁신... ARR 3억 달러 돌파하며 1인당 매출 50% 키운 ‘리모트’] 반면 네덜란드의 글로벌 고용 플랫폼 ‘리모트’는 직원 고혈을 짜내는 대신 전사적 ‘AI 기반 운영 재구조화’를 선택함.
인공지능(AI)이 단순히 일자리를 대체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있다. 이제 AI는 직장인들이 매달 받는 ‘급여 통장’과 직결된 복지 패키지까지 정조준하며 현실적인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AI 전환(DX)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그에 수반되는 천문학적인 기술 인프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먼저 손을 댄 곳은 결국 ‘직원 보상 삭감’이라는 가장 손쉬운 통제 항목이었다. 기술 혁신의 고통과 비용을 직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는 냉혹한 경영 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투자금 마련하려 직원 연봉·복지 묶은 테라데이터와 TTEC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인 테라데이터(Teradata)는 AI 투자에 예산을 재배정한다는 명목으로 5,100명의 전 직원에게 올해 연봉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내부 메모에 따르면, 스티브 맥밀런 테라데이터 CEO는 "2026년까지 회사의 목표는 AI를 통해 시장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AI 인재와 전문성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며, 2026년 연봉 조정 예산을 재배정하여 AI 투자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10년 이상 재직하며 매년 2~4%의 급여 인상을 받아왔던 베테랑 직원들은 졸지에 AI에 지갑을 털린 셈이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견 기술 및 서비스 기업인 TTEC 역시 최근 미국 직원들을 대상으로 2026년 말까지 퇴직연금(401k) 매칭 복리후생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 조치가 회사의 미래 AI 역량과 도구, 교육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황당한 논리를 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글로벌 매출이 각각 5%, 3.2%씩 감소하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자, 그 돌파구를 직원들의 유치한 주머니를 터는 데서 찾은 것이다.
직장 전략가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제니퍼 모스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리더들이 AI를 감원하고 복지를 삭감하는 이유로 솔직하게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수사학적 변화를 보여준다"며 "이를 더 솔직한 것으로 볼지, 혹은 더 냉소적인 것으로 볼지는 해석에 달렸지만 기업 리더들이 이를 ‘실행 가능한 합법적 수단’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감원과 삭감은 ‘필연’ 아닌 ‘경영진의 선택’
전문가들은 AI 관련 비용 부담이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로 빡빡해진 기업 예산에 타격을 줄 수는 있지만, 근로자 보상 삭감은 결코 불가피한 일이 아닌 ‘경영진의 치졸한 선택’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변화에 필요한 자금은 부채 조달, 불필요한 지출 재분배, 혹은 임원 보수 조정이나 단계적 투자를 통해 충분히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알파벳(구글)은 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위해 직원 급여를 깎는 대신 8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매각을 선택했다. 인건비가 희생양이 되는 진짜 이유는 대부분의 조직에서 가장 통제하기 쉬우면서도 조직적인 저항이 가장 적은 항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BCG가 발표한 '2026 AI 레이더'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들이 올해 AI에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는 예산은 매출의 고작 1.7% 수준에 불과하다. 총 보상 비용에 비해 턱없이 적은 금액을 메우기 위해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자해 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뜻이다.
옥스퍼드 대학교 웰빙 연구 센터 소장인 얀-에마뉘엘 드 네브 교수는 이를 "단기적인 사고방식의 전형"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리더들이 AI 투자를 위해 임금을 공개적으로 삭감할 때 단호하고 기술 중심적인 경영을 보여주려 하겠지만, 실제로 직원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는 '조직 내에서 당신들의 미래는 없다'는 시그널"이라며 직원들의 투자를 소홀히 해 신뢰를 완전히 훼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고 대신 ‘업스킬링’과 ‘AI 에이전트’로 흑자 전환
이 가운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글로벌 고용 플랫폼 기업 ‘리모트(Remote)’의 행보는 기술 전환기 경영의 진정한 해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리모트는 최근 핵심 급여 사업이 전년 대비 300%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연 환산 반복 매출(ARR) 3억 달러(약 4,100억 원)를 돌파, 현금 흐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경이로운 성과의 비결은 직원의 고혈을 짜내거나 해고 칼바람을 불어넣은 것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조직 내부의 ‘AI 기반 운영 재구조화’에 있었다. 욥 반 데르 보르트 리모트 공동 창립자 겸 CEO의 집무실 모니터에는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인스턴스 5개가 동시에 구동되며 슬랙 데이터 추출과 업무 요약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리모트는 사내 마켓플레이스인 ‘리모트 랩’을 통해 기술 지식이 없는 일반 행정·인사·재무 직원들까지 자신들의 반복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는 AI 앱을 스스로 출시하도록 독려했다. 국가별로 천차만별인 복잡한 노동법과 관료적인 급여 정산 프로세스를 AI가 배후에서 완벽히 처리해 주면서, 직원들은 단순 반복 노동에서 해방됐다.
최근 한 달 동안 리모트 시스템에 최종 반영된 전체 소스 코드의 무려 85% 이상은 AI 에이전트가 자동 작성했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인력 운용 철학이다. 대규모 채용 캠페인은 줄였지만, 리모트는 단 한 명의 인위적인 인력 감축도 단행하지 않았다.
대신 기존 인력의 역량을 고도화하는 ‘업스킬링’에 집중했다. 반 데르 보르트 CEO는 "경영진의 핵심 고민은 '정말로 사람 손이 더 필요한가, 아니면 기존 직원들이 AI 도구를 더 잘 쓰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게 이득인가'였으며, 검증 결과 후자가 훨씬 압도적인 효율을 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리모트는 추가 채용 없이 ‘직원 1인당 매출 50% 증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AI API 사용 요금의 폭증을 향상된 전사적 넷마진으로 가볍게 상쇄하며, 최근 앤트로픽의 연결 표준 규격인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기반의 인터페이스까지 전격 탑재한 리모트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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