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기업들의 인력 감축 규모가 1년 9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이 기업들의 업무 구조를 변화시키면서 기술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미국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기술업종의 감원 발표 규모는 824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8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감원이다.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 확대와 조직 효율화 전략을 병행하면서 일부 직군을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통계는 AI 기술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인력 운영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고객지원, 데이터 처리 등 일부 업무 영역에서 생성형 AI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기존 인력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 전체 노동시장의 대규모 해고 흐름으로 확대되지는 않은 모습이다.
올해 1~5월 미국 전체 기업들의 감원 발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신규 채용과 대규모 구조조정을 동시에 자제하는 이른바 '노 하이어(No Hire)·노 파이어(No Fire)'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챌린저의 앤디 챌린저 수석매출책임자(CRO)는 AI가 최근 감원 확대의 핵심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실시간으로 기술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며 "AI는 기업들이 감원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하는 요인이 됐고, 이러한 현상은 특히 기술업종에서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은 최근 AI 인프라 투자와 데이터센터 확충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는 동시에 조직 슬림화를 병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AI가 단순히 새로운 성장 산업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일자리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향후 기술업종 내에서도 AI 관련 인력과 비AI 직군 간 고용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AI 연구개발, 반도체 설계, 데이터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는 인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반복 업무 중심 직군은 구조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최근 AI 투자 확대가 미국 기술주 강세를 이끌고 있지만, 고용시장 측면에서는 일자리 재편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기업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노동시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향후 기업들은 단순 인력 감축보다 AI 활용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 경쟁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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