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비디오 한 편에 5억? AI로 500만원에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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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 한 편에 5억? AI로 500만원에 만들었다"

이데일리 2026-06-05 13:43: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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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수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세트를 짓고 수십 명의 스태프를 동원하던 영상 제작 방식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만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AI 영화제와 광고제에서 40관왕을 차지한 크리에이티브 테크 기업 카이버스(KAIVERSE)는 AI 아티스트 사업을 본격화하며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카이버스는 AI 휴먼 IP 기획·개발 조직인 ‘아이돌컴퍼니(AIDOL COMPANY)’와 자체 AI 뮤직 레이블 ‘코드42(CODE:42)’를 중심으로 AI 기반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단순한 버추얼 캐릭터 제작을 넘어 아티스트 IP 기획부터 음악 제작, 유통, 콘텐츠 사업까지 하나의 체계 안에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돌컴퍼니가 세계관과 비주얼, 스토리텔링 등 아티스트 IP를 설계하면 코드42가 이를 기반으로 음악 활동과 사업화를 담당한다. 업계에서는 카이버스가 AI 콘텐츠 제작사를 넘어 AI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왼쪽부터) 카이버스 안성현 테크니컬 디렉터, 박근우 감독. 사진=카이버스


◇데뷔 두 달 만에 100만뷰…AI 아티스트 ‘리아’ 주목

이 같은 구조에서 탄생한 첫 AI 아티스트가 ‘리아(RIA)’다.

리아는 데뷔 뮤직비디오 공개 두 달 만에 조회수 100만 회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미래 도시와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한 영상은 AI로 제작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특히 제작비 규모가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카이버스에 따르면 해당 뮤직비디오는 플랫폼 사용료와 서버 비용 등을 포함해 약 500만원 수준의 비용으로 제작됐다. 업계에서는 동일한 수준의 영상미를 전통적인 제작 방식으로 구현할 경우 최소 2억~5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이버스를 이끄는 박근우 감독은 “광고업계에서 15년 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큰 예산을 투입해도 정작 남는 것은 없었다”며 “AI 기술 발전을 보면서 직접 IP를 만들고 성장시키는 도전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AI 아티스트 리아. 사진=카이버스


◇“딸깍질은 환상”…새벽까지 반복한 수천 번의 생성 작업

카이버스는 최근 확산되는 ‘AI로 버튼 몇 번만 누르면 영상이 완성된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성현 테크니컬 디렉터는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반복 작업이 필요하다”며 “원하는 표정 하나, 자연스러운 립싱크 하나를 구현하기 위해 해외 서버 트래픽이 적은 새벽 시간대까지 활용하며 수천 번의 생성 작업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무수히 많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어떤 장면을 선택하고 어떤 감정을 담을지는 결국 사람의 몫”이라며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창작자의 안목과 감각”이라고 강조했다.

박근우 감독 역시 “AI는 도구일 뿐”이라며 “같은 기술을 사용해도 누가 연출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카이버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 시연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아는 현재 광고와 드라마 출연 계약을 체결했으며 하반기부터 관련 콘텐츠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AI 아티스트가 실제 광고주나 제작사와 계약을 맺고 상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례는 국내 AI 휴먼 시장에서도 드문 사례로 꼽힌다.

리아의 뮤직비디오가 화제를 모으면서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협업 제안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일부 프로젝트는 이미 제작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버스는 AI 아티스트의 강점으로 안정적인 권리 구조와 글로벌 확장성을 꼽는다. 인간 아티스트와 달리 스캔들이나 계약 분쟁 등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고, 다국어 콘텐츠 제작과 현지화 작업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이버스는 글로벌 40관왕 수상을 계기로 AI 아티스트 리아를 중심으로 한 ‘AI IP 에이전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광고와 드라마, 뮤직비디오 제작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과 가상 공연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안 디렉터는 “AI 시대에도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 가진 감성과 안목”이라며 “자신만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창작자에게 AI는 강력한 확장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AI는 창작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존재가 아니라 예산의 한계 때문에 구현하지 못했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파트너”라며 “버튼을 누르는 것은 AI일 수 있지만 예술을 완성하는 결정은 결국 인간이 내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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