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용지 부족' 잠실7동 투표함, 시위대 봉쇄 35시간 만에 개표소로…선거무효·국가배상소송까지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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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용지 부족' 잠실7동 투표함, 시위대 봉쇄 35시간 만에 개표소로…선거무효·국가배상소송까지 번지나

폴리뉴스 2026-06-05 13:16:26 신고

5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2투표소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 조치한 뒤 투표함이 개표소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2투표소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 조치한 뒤 투표함이 개표소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발생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 두 개가 인근 개표소로 이송돼 개표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3일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발생하자 보수 성향 유튜버, 시민 등이 결집해 잠실7동 제2투표소를 봉쇄했다. 부정선거의 흔적을 찾아야 한다는 이유였다.

이후 경찰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부터 18개 기동대 약 1천여명을 배치하며 투표소 진입을 시도했고 봉쇄 35시간 만에 투표함을 꺼내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개표 절차는 이날 모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개표는 마무리 됐지만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선거권이 침해됐다는 취지의 헌법소원이 제기된 가운데 국가배상소송이나 당선무효 소송 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관측된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여야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선관위를 향해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함에 따라 선관위가 쇄신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경찰, 기동대 투입해 시위대 봉쇄 해제

잠실7동 투표함 개표 진행 마무리 수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35시간 동안 봉쇄됐던 투표함 두 개가 경찰의 진입으로 개표소로 이송됐다. 

앞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난 3일 밤부터 보수 성향 유튜버와 시민들이 투표소를 봉쇄해왔다. 이들은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니 공정 선거를 위해서는 개표 작업이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50분께부터 잠실7동 제2투표소 앞 시위대에 자진 해산을 요구하는 안내 방송을 실시했다.

이후 오전 8시10분께부터 투표소 정문과 후문을 막고 있던 시위대에 대한 이격 조치가 시작됐다. 이날 시위대 해산 등에는 기동대 18개 부대 등 약 1000명의 경력이 현장에 투입됐다.

시위대는 애국가를 합창하며 저항했지만 경찰의 경비로 추가 인력 합류가 차단되면서 투표함 반출을 막지 못했다. 현장에는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도착해 항의했으나 집행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경찰은 5일 오전 8시 54분께 시위대를 뚫고 투표소가 설치된 아파트 경로당에서 투표함을 꺼내 차량으로 옮겼으며, 서울시선관위는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오전 10시부터 개표를 재개했다.  

해당 투표함에는 약 2천 명분의 투표지가 들어 있어 개표가 진행돼야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송파구청장 등 당선이 법적으로 확정된다. 

'위헌 확인' 헌법소원 청구 접수…2021년 독일 '지선 무효'

선거무효소송·국가배상소송 청구도 가능  

잠실 투표함 봉쇄가 해제되면서 개표는 마무리될 전망이지만, 법조계는 이번 사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거권 침해를 주장하는 헌법소원이 이미 제기됐고, 국가배상소송이나 당선무효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헌법재판소 전자헌법재판센터에 따르면,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를 피청구인(상대방)으로 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일 투표용지 부족 위헌확인' 헌법소원심판 사건이 접수됐다.

해당 사건의 청구인은 일반인으로, 아직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았다. 이 청구인은 선관위의 투표용지 과소 준비가 선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 중 한 명으로 참여했던 도태우 선진변호사협회장(변호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관위를 상대로 헌법소원심판과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그는 선관위가 지방선거 본투표 투표용지와 사전투표 투표용지 발급기용 롤용지 등의 수량을 작성하는 관리 장부를 작성하거나 비치하도록 하는 규칙이나 지침을 만들지 않은 행정부작위를 했으며, 유권자들의 선거권과 알 권리 등을 침해 당했다고 주장한다.

다만 헌재가 이번 사건들을 전원재판부 심판에 회부해 본안을 살펴볼지는 아직 미지수다. 헌재는 헌법소원 사건이 접수되면 지정재판부에서 먼저 쟁점이 헌법소원 대상인지 등에 대한 적법 요건을 살핀다.

법조계에서는 유권자들이 참정권 침해를 근거로 국가배상을 청구하거나 선거 무효소송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공직선거법상 선거 무효 소송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을 입증해야 한다. 표 차가 적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소송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 규모와 결과에 미친 영향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아 승소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많다. 

대법원 역시 단순한 절차상 하자나 선거관리상 과실만으로는 부족하고, 해당 위법이 없었다면 당락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인정돼야 한다는 판단을 유지해왔다.

2021년 독일 베를린에서는 총선과 지방선거, 주민투표가 동시에 치러지는 과정에서 선관위 준비 부족으로 투표용지가 부족해 일부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못하는 혼란이 발생했다. 당시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 종료 전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후 독일 헌법재판소는 2023년 "선거 준비와 시행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455개 투표구에 대해 재선거를 실시하라고 판결했다. 독일 헌재는 특히 일부 투표소 운영 중단이 '공개 선거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미국에서도 2022년 펜실베이니아주 루체른 카운티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고갈돼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법원은 투표 마감 시간을 2시간 연장하는 긴급 조치를 내렸고, 이후 일부 유권자들은 행정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카운티 정부는 유권자들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다만 수사 당국은 범죄 행위나 고의적 투표 방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헌법소원과 민사소송 외에도 선관위 간부들에 대한 형사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직무유기 혐의로 중앙선관위원장을 경찰에 고발했지만, 법조계는 단순 행정 착오일 가능성이 크다며 형사 책임까지 묻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李 "선거관리 허점 매우 큰 유감"

국무총리 "필요하면 국정조사나 특검 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제35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투표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민주공화국에서 무엇보다 철저해야 될 선거 관리의 납득하기 쉽지 않은 허점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국가기관은 국민의 신성한 참정권 행사 과정에 조금의 빈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될 책무가 있다"며 "관계 기관은 행정부가 가진 권한과 책임을 모두 사용해서 문제 발생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고, 또 책임질 것이 있다면 명확하게 책임을 물어야 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5일 "수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과 조치를 통해 이번 사태의 진상을 규명할 것을 지시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X(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K-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필요하다면 국회의 국정조사나 특검 등을 통해서라도 확실한 규명과 제도 개선을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與 "'선관위 사무총장 거취 고민해야" 野 "국정조사 특검 대상"

민주당은 6·3 지방선거 개표가 종료된 4일 투표용지 부족 상태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선거 관리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선관위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사무총장의 거취까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본부장은 "선거가 마무리됐다고 해서 흐지부지하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고,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5일 6·3 지방선거에서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것과 관련, 국정조사를 제안한 데 이어 일각에서 특검 도입까지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를 찾아 시민들을 향해 "개표중단과 투표함 반출을 막지 못해 죄송하다"며 "제대로 싸우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표를 중지시켰어야 했다. 투표함 반출을 막아야 했다"며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적었다.

또 "조속한 국정조사 실시와 특검 추진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 사무총장, 선관위원 전원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이를 거부할 경우 우리 당은 즉각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진상 조사와 선관위 개혁을 방해한다면, 스스로 선관위의 공범임을 자백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분노가 이재명과 민주당을 불사를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여당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긴급 국정조사 진행을 제안한 바 있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사태는 국민 참정권을 침해한 반헌법적인 사태"라며 "단순히 선거무효소송 등을 살필 것이 아니라 특검을 통해 원인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 경찰 수사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 도입은 부정선거음모론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거부한다면 그 자체가 의혹을 키우는 일"이라며 "헌정 위기에 버금가는 이 사태에 이재명 대통령은 왜 갑자기 '입꾹닫'을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송석준 의원도 페이스북에 "엄중히 그 원인과 과정을 따져서 철저히 책임을 묻고 총체적인 선거관리체제의 개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정조사와 특검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도 이번 이슈에 참전했다.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고의면 책임질 사람들이 생기고, 시스템상 결함이면 조직 존속 여부를 다뤄야 한다"며 "즉시 국정조사를 여당이 받아야 한다. 안 받을 경우 특검하잔 이야기가 폭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도 주저하지 말고 재선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선명한 주장을 해야 한다"며 "야권은 국정조사 오늘 내로 안 받으면 특검으로 격상시켜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면초가' 선관위…대대적 쇄신책 내놓을까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이미 누적된 부실 선거관리 논란에 더해 유권자들의 참정권까지 훼손되면서 국민적 분노가 폭발하는 상황이다. 

여야 모두 선관위 책임론을 제기하며 최고 책임자의 거취 문제와 대대적인 조직 개혁 필요성을 압박하자 선관위는 지난 3일 대국민 사과에 이어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 과정에서의 원인과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해 책임을 묻고 결과를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설명했다. 

노태악 선관위원장도 이날 오후 직접 대국민 사과와 브리핑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와 별개로 선관위는 과거 '소쿠리 투표', 친인척 특혜 채용 등 여러 차례 문제를 노출해온 만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외부 감시를 받지 않는 독립 헌법기관이라는 지위와, 선거 경험이 없는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직하는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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