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선 돌아보기] 주요 격전지에서 '토론의 빈곤'…'깜깜이 선거'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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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선 돌아보기] 주요 격전지에서 '토론의 빈곤'…'깜깜이 선거' 비판도

프레시안 2026-06-05 11:57: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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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후보는 깊이 있는 토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참으로써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갖고 있었다면 노출시킬 수 있었던 마음가짐과 서울시에 대한 비전을 전달하는데 완벽하게 실패했다."

지난 2일,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향해 이렇게 비판했다. 정 후보는 "끝까지 네거티브로 일관한다"며 반발했지만, 오 후보와 국민의힘 측의 네거티브 공세를 차치하고서라도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후보자 합동 토론회가 '부족했다'는 지적만은 사실이다.

유권자만 800만 명 이상인 데다 일종의 '대권 통로'로 여겨지는 등 사실상 중앙정치적 성격을 갖는 서울시장 선거의 토론회는 사전투표(5월 29~30일) 직전인 5월 28일 밤 11시에 단 1회 성사됐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정 토론회 이외엔 단 한 차례의 토론도 열리지 않은 것이다. 당장 양당 후보 간의 토론만 2회 더 열렸던 2022년 당시와 사뭇 다른 모양새다. 그 전 선거인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역시 2회의 다자토론을 거쳤다.

매 지선마다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은 그 정치적 의미가 큰 만큼 유권자들이 복합적인 '검증'을 원하는 곳이다. 부동산이나 청년 문제 같은 정책 의제도 의제지만 후보자 도덕성 검증도 서울 유권자들을 넘어 전국의 주시를 받는다. 당연히 그 또한 토론회로 확인해야 할 관심 주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태로 도덕성 검증이 주요 화두로 던져진 2021년 보궐선거에선 양당 후보들이 함께 한 토론회만 3회였다.

정 후보는 스스로도 "토론 횟수가 부족해 아쉽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선거 기간 동안 오 후보 측이 제안한 양자토론에 대해서는 "네거티브"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양자토론이 아닌 추가적인 다자토론회 또한 개최되지 않았다. 직전 선거인 2022년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오세훈 후보에게 "토론을 회피한다"고 지적했던 것과는 상반된 태도다. 오 후보는 당시 2회의 합동토론회에 참여했다.

정 후보의 이 같은 태도를 두고 국민의힘 뿐만 아닌 범진보진영 내에서도 '토론 회피' 지적이 이어졌다. 정의당 권영국 후보는 지난달 23일 본인 SNS에 올린 글에서 "서울시민 1000만, 서울 예산 51조 책임지는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가 사전투표 7시간 전에 딱 한번"이라며 "오세훈 후보는 정원오 후보 탓, 정원오 후보는 오세후 후보 탓(을 하는데) 핑계 그만 대고 토론을 하자"고 비판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도 같은 달 18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토론이 전부는 아니지만 (정 후보가) TV 토론도 도망가는 캠페인의 모습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기간 후반 오 후보의 여론조사상 부상을 들어 "(정 후보가) 지난 10년간의 오세훈의 실정을 날카롭게 짚으면서 자신의 대안적 비전을 얘기할 수 있는 이런 캠페인을 해야 되는데 너무 도망다닌다"며 "이게 격차가 줄어든 핵심적인 이유"라고 짚기도 했다. 정 후보의 '토론 회피' 전략이 오히려 지지율상 역효과를 냈다는 것.

비슷한 '토론 회피' 양상은 경기지사 선거,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에서도 이어졌다. 모두 선거기간 초반 여당 후보들의 우세가 점쳐진 지역이다. 민주당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와 하정우 부산 북구갑 후보가 야당 후보들의 추가 토론 개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두 지역 모두 법정 토론회 1회만으로 합동토론회가 마무리됐다.

경기도의 경우 전반적인 선거구도가 여당에게 유리한 가운데 여당 내 강경파로 꼽히는 추 후보의 성향이 '리스크'로 평가된 바 있다. 부산 북갑 또한 '정치 초보'에 해당하는 하 후보의 '오빠' 발언이 선거기간 초기 논란이 됐고, 이후엔 하 후보에 대한 '주식 파킹' 등 의혹이 제기되면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토론 회피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따랐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이번 6.3 지방선거의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토론회는 지역당 평균 1.2회에 그쳤다. 시·도지사 선거에서 1회 이상의 토론회를 열도록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법상 최소 규정에 근접한 수치다. 화제가 된 서울시장 선거로만 비교했을 땐 과거 다섯 차례 선거의 합동토론회 횟수 평균(3.3회)으로부터 3배 이상 급감했다.

국민의힘은 '법 개정'까지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지방선거 대국민 호소 기자간담회에서 정 후보를 겨냥 "토론을 회피하고 도망치면서 사전투표 전날 밤에 야간 기습 토론 한번 한 비겁하고 무능한 후보"라고 맹비난하며 이른바 '정원오 방지법'의 당론 추진 계획을 밝혔다. 시·도지사 후보의 법정 토론 횟수를 최소 3회 이상으로 의무화하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한다는 게 해당 법안 골자다.

민주당은 이 같은 국민의힘 측 주장에 대해 "후보자 비방과 정부에 대한 비난만 가득했다", "정책과 민생에 대한 구체적 비전과 메시지는 없다"(조승래 사무총장, 1일 국회 기자간담회) 는 등 반발했지만, 이번 선거 국면에서의 '토론 부족' 현상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28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장선거 후보자토론회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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